SBS ‘살짝 미쳐도 좋아’에서 전국 빵 맛집을 찾아 여행 중인 배우 장희진(위사진), 방탄소년단 ‘LOVE YOURSELF’ 뮤직비디오의 배경이 된 서울 용산구 서빙고역. SBS TV·뮤직비디오 화면 캡처
좋아하는 대상을 향한 팬들의 마음이 마치 신앙심 같다고 해서 붙여진 ‘성지순례 여행’이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다. 아이돌 가수, 일본 애니메이션, 디저트나 빵이 유명한 식당 등 빠져 있는 대상도 다양하다. 역사적 명소 위주의 순례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유하는 최신 정보를 찾아다니며 몸으로 즐기는 새로운 여행의 트렌드다.
아이돌 가수 팬 사이에 유행하는 성지순례는 ‘우리 오빠’가 다녀간 장소를 다니며 흔적을 찾는 ‘팬투어’의 일종이다. 온라인에는 가수 워너원의 팬들이 앨범 재킷 촬영 장소인 강원도의 한 서핑용품 전문점과 카페, 해변을 방문한 글이 올라온다. 방탄소년단의 팬들도 지난해 9월 발매된 ‘LOVE YOURSELF’ 앨범의 뮤직비디오 촬영지인 서울 용산구 서빙고역이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다녀간 서울 강남구의 식당, 편의점, 공원 등을 방문한 뒤 온라인에 인증 영상과 사진을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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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 ‘슬램덩크’와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도쿄 인근의 사이타마현 가스카베시,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 등 작품의 배경을 찾아 일본을 여행한다. 또한 애니메이션 속에서 짱구가 먹는 ‘초코비’ 과자 같은 소품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사이타마현이나 가나가와현에서도 만화 관련 전시장이나 매장을 열고 머그컵, 인형 등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도라에몽 애니메이션을 즐겨봤던 직장인 김희진 씨(28·여)는 겨울 휴가를 맞아 지난해 12월 16일부터 5일간 도쿄 롯폰기를 찾았다. 김 씨는 “결혼 전 자유여행으로 도라에몽을 다룬 전시회와 도라에몽을 제작, 방송하는 TV아사히를 방문해 보고 싶어서 롯폰기에 다녀왔다”고 했다.
핫플레이스 음식점만 찾아다니는 성지순례도 있다. 지난달 16일엔 배우 장희진이 대전, 부산 등으로 ‘빵지순례(빵+성지순례)’를 떠나는 예능 프로그램이 방송돼 한 동영상 사이트 순위에 오르며 화제가 됐다. 가수 최자가 SNS에 공유한 사진을 근거로 그가 다녀간 식당을 찾아다니는 ‘최자 로드’ 관련 포스팅만 900건 넘게 검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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