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일본잎갈나무
날이 추워지면 갈색으로 색이 바래는 일본잎갈나무는 가을 정취를 느끼게 하는 나무다
프랑스 식물학자 카리에르(1818∼1896)가 붙인 일본잎갈나무의 학명(Larix kaempferi (Lamb.) Carri‘ere)에는 나무의 수지(樹脂)를 강조했다. 학명 중 속명 라릭스(Larix)는 유럽잎갈나무의 고명(古名)이며, ‘풍부’를 의미하는 켈트어의 ‘라르(Lar)’에서 유래했다. 그래서 라릭스는 나무에 기름이 많다는 뜻이다. 일본잎갈나무는 잎갈나무에 비해 잎이 많다.
일본잎갈나무는 낙엽송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소나뭇과면서도 잎이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식물 이름 중 일본잎갈나무나 잎갈나무나 나무 이름 앞에 ‘잎갈’을 붙이는 것은 개잎갈나무의 ‘개잎’이나 사철나무의 ‘사철’만큼이나 나무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나무를 구분하는 기준 중 하나가 낙엽수를 의미하는 ‘갈잎나무’와 상록수를 의미하는 ‘늘푸른나무’이기 때문이다. 잎을 가는 나무는 일본잎갈나무 외에도 아주 많고, 잎을 갈지 않는 나무는 개잎갈나무와 사철나무 외에도 아주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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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판권 계명대 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