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6’ 중 5개국 참가대회 초청돼 12월 14일 세계1위 캐나다 이어 4위 핀란드-3위 스웨덴과 격돌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대표팀이 내달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에서 캐나다 등 세계 최강국들을 상대로 ‘평창 모의고사’를 치른다. 동양인 최초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우승컵인 스탠리컵을 들어올린 백 감독(뒤), 러시아아이스하키리그(KHL)에서 뛰었던 골리 맷 달튼(아래), 영국 리그에 몸담은 적이 있는 박우상(오른쪽·이상 안양 한라)이 한국 아이스하키의 선전을 다짐하며 재미있는 포즈를 취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결정 직후인 2011년 한 아이스하키 전문 블로거가 인터넷 포털 야후에 올린 글이다. 6년이 지난 올해 마침내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내달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017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이 그 무대다.
한국 아이스하키로서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아이스하키 변방이던 한국은 그동안 아이스하키 최강국 캐나다와 함께 빙판에 설 기회가 전혀 없었다. 아이스하키만의 독특한 ‘승강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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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이스하키는 실력에 따른 차별이 ‘당연한’ 종목이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은 모두 7개의 리그를 운영한다. 톱 디비전(1부 리그)에 16개 팀이 있고 2∼6부 리그에는 6개 팀씩 소속돼 있다. 7부 리그는 4개 팀이다. 매년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상위 1∼2개 팀이 바로 위 리그로 올라가고, 하위 1∼2개 팀은 아래 리그로 떨어지는 구조다. 진정한 세계선수권은 톱 디비전(1부 리그)에 소속된 16개국이 자웅을 다투는 대회다.
한국은 그동안 2, 3부 리그를 전전하다보니 톱 디비전 핵심 팀들과는 상대할 일이 없었다. 톱 디비전 16개국 중 캐나다(세계 랭킹 1위)와 러시아(2위), 스웨덴(3위), 핀란드(4위), 미국(5위), 체코(6위) 등 6개 팀은 ‘톱 오프 톱’으로 평가받는다. 아이스하키계에서는 ‘넘사벽(절대 넘을 수 없는) 6개국’이라고 불린다.
백지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한국 아이스하키는 기적 같은 성장을 거듭해 왔다. 세계랭킹을 21위까지 끌어올리며 평창 올림픽 출전권을 받았고, 올해 2부 리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위를 기록하며 대망의 톱 디비전 진출에도 성공했다.
채널원컵에는 상위 6개국 가운데 미국을 제외한 5개 나라가 출전한다. 한국은 올림픽 개최국 자격으로 ‘그들만의 리그’에 초청받았다. 내달 14일 캐나다전을 시작으로 15일엔 핀란드, 16일엔 스웨덴과 맞붙는다. 모두 사상 첫 맞대결이다. 캐나다는 내년 평창 올림픽 예선전(2월 18일)에서도 상대한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들은 평창에 오지 않지만 캐나다는 막대한 선수 자원을 바탕으로 여전히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힌다. 데릭 로이, 메이슨 레이먼드, 맥스 탤벗 등 NHL에서 만만찮은 이력을 쌓은 베테랑이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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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