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경영학회 학술대회서 제기
재송신료는 유료방송이 지상파 방송을 내보내는 대가로 지급하는 비용이다. 이는 지상파와 유료방송이 협상을 통해 정한다. 그런데 적정 가격을 책정하는 객관적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아 재송신료가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는 것이 변 교수의 지적이다. 현재 지상파 방송은 케이블TV(SO)와 인터넷TV(IPTV), 위성방송 등으로부터 가입자당 재송신료 200∼430원을 받고 있다.
방송 시장이 성장하던 유료방송 출범 초기에는 지상파가 재송신료를 요구하지 않았다. 그러다 채널이 급격히 늘어나고, 고화질 영상 제작이 증가하는 등 미디어 환경이 변하면서 재원이 부족해진 지상파가 유료방송에 재송신료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발생한 갈등은 지상파 방송의 송출을 중단하는 ‘블랙아웃’으로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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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송신료가 지상파 방송사에 의해 일률적으로 설정되기 때문에 담합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변 교수는 “(일괄적인) 재송신료 가격에 대한 근거가 희박하며, 채널마다 성과가 모두 다른데 동일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도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또 “유료방송의 가입자는 한정된 가운데 재송신료 규모가 연평균 67%씩 성장하면서 콘텐츠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세션에서는 재송신료 책정에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정부가 공신력을 갖고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미 혜택을 받은 지상파가 유료 방송의 파이마저도 나눠 가지려 하기 때문에 갈등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사업자 간 합의에 대한 중립적인 합의체를 만들고, 합의체의 결정을 의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