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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최악의 시나리오…FA 결승전을 어이할꼬?

입력 | 2017-11-27 05:45:00

26일 경북 상주 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2017’ 상주 상무와 부산 아이파크의 승강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상주에 패하며 클래식 승격에 실패한 부산 이정협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상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승부차기 끝 상주에 져 ‘클래식 승격’ 실패
울산전 이겨 亞챔스 출전땐 다음 시즌 부담


“최악의 그림은 승격에는 실패했는데, 아시아 무대에 도전하는 상황일 거예요.”

부산 아이파크와 상주 상무의 ‘KEB하나은행 K리그 2017 승강플레이오프(PO)’ 2차전이 열린 26일 상주시민운동장을 찾은 한 축구인의 뼈있는 이야기였다. 부산의 애매모호한 입장을 잘 보여줬다. 2015시즌까지 클래식(1부리그)에 머물던 부산은 그해 승강PO 끝에 챌린지(2부리그) 수원FC와 자리를 맞바꿨다. 부산의 챌린지 2번째 시즌인 2017년은 유난히 길다.

경남FC가 새 시즌 승격티켓을 거머쥔 가운데 막차를 타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내몰렸다.

아산 무궁화와의 챌린지 PO를 3-0 대승으로 장식, 승강PO에 이르렀지만 실패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부산은 클래식 수원 삼성을 물리치고 울산 현대가 기다리는 FA컵 결승에도 올라 있다. 26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아쉽게 마무리 된 승강PO 2차전과는 별개로 29일과 다음달 3일 홈&어웨이 경기를 앞두고 있다.

FA컵 우승자에게는 선물이 기다린다.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이다. K리그에는 3.5장의 티켓이 주지만 FA컵 챔피언은 PO를 거치지 않고 대회 조별리그에 진입한다. 챌린지 팀에게도 클래식과 똑같은 프리미엄이 주어진다. 클래식 진입 여부를 떠나 울산을 꺾으면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다.

3∼4일 간격의 토너먼트 시리즈를 앞두고 부산은 “승격이 최우선”이라고 속내를 밝혔다.

물론 FA컵을 허투루 치르겠다는 마음은 아니었다. 다만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FA컵 사냥에 나서고 싶다는 의지였다. 더욱이 챌린지에 머물면서 K리그 자존심을 건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면 자칫 시즌 전체가 꼬일 수 있다는 부담도 컸다.

경쟁구단들의 셈법도 비슷했다. 챌린지 구단의 한 관계자는 “국가대표급 전력을 보유한 상주가 챌린지로 오는 것보다 (FA컵을 제패해) 챔피언스리그를 치를 부산이 챌린지에 남아있는 편이 다음 시즌 승격 전선에 유리할 것”이라는 솔직한 속내를 전하기도 했다.

결국 부산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승부차기 끝에 무릎을 꿇어 챌린지 잔류가 확정됐다. 눈물을 쏟으며 돌아간 부산 선수단의 미래는 어떻게 열릴까.

상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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