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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워 줄서야 사는 ‘평창 롱패딩’… 온라인선 정가 2배까지 웃돈 거래

입력 | 2017-11-23 03:00:00

22일 백화점 문 열기도 전에 ‘매진’
롯데 “24, 30일 두차례 더 판매”




21일 저녁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 지하 입구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1차 판매 당시 매진 사태를 빚은 ‘평창 롱패딩’을 구입하기 위해서였다. 추운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고 밤을 꼬박 새우기로 한 사람들이다.

잠실점이 준비한 패딩은 1000장. 22일 오전 1시 30분에 이미 대기 인원은 500명을 넘어섰고 오전 6시에는 이미 1000명 이상으로 불어났다. 오전 10시 30분 백화점이 문을 열기 전부터 매진이 된 셈이었다. 현장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들에게 배부하는 대기표를 현금으로 거래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현장에 미리 가지 못한 구매 대기자들이 대기표 1장에 3만∼5만 원을 부르는 글들이 온라인상에 올라왔다. 아예 “줄을 서지 못할 것 같은데 (패딩을) 대신 구매해 달라”며 ‘수고비’를 얹은 20만∼25만 원에 구매대행이 이뤄지기도 했다. 매진된 후에는 줄을 섰다 패딩을 구입하지 못한 고객들이 백화점 측에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

다른 점포들의 사정도 비슷했다. 영등포점, 김포공항점도 백화점 문을 열기도 전에 물량보다 많은 인원이 줄을 서 번호표 배부를 마감했다.

평창 롱패딩 판매는 앞으로 두 번 더 이뤄진다. 24일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대구점, 대전점과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 등 총 10개 점포에서 판매가 이뤄진다. 30일 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에서 마지막 물량을 판다.

오프라인 판매 열풍은 온라인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22일 중고제품 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는 1, 2분 간격으로 평창 롱패딩을 사고파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더 많은 만큼 부르는 게 값이다. 기본적으로 판매가(14만9000원)에 웃돈 5만 원가량이 붙은 20만 원에서 거래가 시작된다. 며칠 전만 해도 25만 원이 최대치였지만 오늘은 판매가의 2배에 가까운 30만 원까지 가격이 올라갔다. 한 구입자는 “구입한 뒤 몸에 잘 맞지 않아서 이베이에 경매 시작가 170달러(약 18만5000원)로 올렸다. 최소 180달러(약 19만6000원) 이상은 받을 것 같다”고 했다.

온라인 중고거래 사기를 조심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날 게시된 “평창 롱패딩 전 사이즈, 전 색상을 남들보다 저렴한 18만 원에 판다”는 내용의 글 20여 개는 사기성 글인 것으로 밝혀져 모두 삭제됐다.

롱패딩 광풍이 일면서 유통업체들은 관련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롱패딩 누적 주문액이 100억 원을 돌파했다. 목표치의 2배 이상이다. 인기를 실감한 덕에 22일부터는 롱패딩 물량에 대한 방송을 늘리기로 했다. 송재희 롯데홈쇼핑 패션부문장은 “높은 호응에 힘입어 브랜드를 늘리고 기존보다 편성도 2배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브랜드인 한세엠케이 버커루도 ‘롱마스터 다운점퍼 시리즈’의 초도 물량인 4만 장 중 60% 이상이 판매됐다. 시즌이 본격 시작되기도 전에 완판이 임박하면서 2차 주문까지 한 상태다.

박은서 clue@donga.com·김예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