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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비키니]“시험날은 꼭 추워”…‘수능 한파’, 진실 혹은 거짓?

입력 | 2017-11-15 19:13:00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서울 중구 이화여고에서 자기 시험실을 확인하고 있는 수험생.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해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날짜가 다가오면 ‘입시 추위(한파)’라는 낱말도 따라옵니다. 아예 “입시 추위가 어김없이 찾아온다”는 표현을 쓴 언론 기사도 쉽게 찾아볼 수 있죠. 날씨가 유독 따뜻할 것이라는 기상청 발표가 있을 때만 ‘올해는 예외’라는 식으로 기사 내용을 바꿀 뿐입니다.

그러면 수능날은 정말 추웠을까요?

이를 알아보려고 1993년 11월 16일 진행한 1994학년도 제2차 수능부터 지난해 11월 17일 치른 2017학년도 수능까지 총 24번의 수능일 서울 지역 기온 데이터를 수집해 정리했습니다. 그 결과는….

수능일 날씨가 당일 평년 기온보다 추웠던 건 1999학년도 그리고 2015학년도뿐이었습니다.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것도 24번 중 5번(20.8%)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니까 수능날은 사실 ‘별로 춥지 않았던’ 겁니다.

오히려 1993년 11월 16일(19.2도), 2015년 11월 12일(21도)은 아예 이 날짜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죠.

1999, 2015학번 여러분은 ‘입시 추위 부심’ 부리셔도 좋습니다.



이러면 ‘입시 추위라는 게 전날보다 추워진다는 뜻이지 옛날 그 날짜하고 비교하는 게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듯 한데요. 그래서 수능 당일 평균 기온을 전날하고 비교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24번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16번은 전날보다 오히려 기온이 올랐습니다. 겨울에는 날짜가 지날수록 평균 기온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미있는 결과죠. 전체적으로 24년 동안 수능일에는 전날보다 0.8도 평균 기온이 올랐습니다.

예, 오피셜입니다. 1999, 2015학번 여러분은 ‘입시 추위 부심’ 부리셔도 좋습니다.



기온계는 이렇게 가리킨다고 해도 마음이 추우면 몸도 추운 법. 게다가 기상청은 올해 수능일인 내일(16일)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3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오늘 아침 최저 기온(1.2도)보다 1.8도 낮은 기온입니다.

그럼 수험생 여러분, 모두 따뜻하게 입으세요. 그리고 여러분 생각과 출제자 생각이 일치하고, 인생 최고 기억력을 발휘하는 하루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