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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그었다가 지웠다가… 선으로만 이어진 세상
입력
|
2017-11-11 03:00:00
◇선/이수지 지음/40쪽·1만5000원·비룡소
처음부터 끝까지 글자 하나 없다. 한 소녀가 피겨스케이트를 신고 도도한 표정으로 솜씨 좋게 빙판을 지치며 갖은 ‘선’을 새긴다. 자아도취에 빠진 듯 아름답게 움직이는 소녀의 자취를 따라 그린 초반부는 얼핏 평이하다.
한 치 흠결 없는 동작을 선보이던 소녀가 문득 넘어진다. 화려했던 무대는 순식간에 쓸모없는 선이 마구 그어진 휴지조각으로 내팽개쳐질 국면에 처한다. 그 안으로 엉덩이를 깔고 미끄러져 들어오며 선을 지우는 소년으로 인해, 이야기가 확장된다.
넘어진다는 것, 아름답다는 것, 공유한다는 것, 자유롭다는 것. 아이와 함께 읽으며 다양한 방향으로 생각을 전개시킬 수 있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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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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