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먼저 FA계약에 성공한 강민호.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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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스토브리그 프리에이전트(FA) 1호 계약은 그해 시장의 크기,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다. 야수가 풍년인 올해도 1호 계약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2013년 말 FA 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총액 500억원을 돌파하며 지난해까지 이어진 FA 광풍의 출발점이 됐다. 1군 데뷔시즌을 치른 NC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고 한 해 뒤인 2014년 스토브리그 때 신생구단 kt(2015년 1군 진입)의 공격적인 투자가 점쳐지는 상황이었다.
첫 계약 발표부터 역대 최고액이었다. 롯데는 사상 첫 20대 포수 FA인 강민호와 지금은 폐지된 원 소속팀 우선협상기간에 사인했다. 계약금 35억원·연봉 10억원 등 4년 총액 75억원 규모였다. 발표액보다 실제 액수가 훨씬 더 높다는 소문이 파다했지만 75억원은 무려 9년간 1위 자리를 지켰던 종전 최고액 심정수의 60억원(2005년 삼성)을 훌쩍 뛰어넘는 액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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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겨울 FA 1호 계약의 주인공은 LG 박용택이었다. 우선협상기간 마지막 날 4년 50억원에 사인했다. 시장 평가를 웃도는 액수였다. 이후 최정과 SK의 86억원, 윤성환과 삼성의 80억원 등 대형 계약이 줄을 이었다. 그동안 FA시장에 소극적이었던 두산은 이 해 시장에 뛰어들어 롯데와 계약에 실패한 장원준을 4년 84억원에 영입했다.
FA 총액 766억2000만원을 기록한 2015 스토브리그는 롯데 송승준이 1호 계약으로 시장의 문을 열었다. 4년 총액 40억원으로 이 역시 예상을 웃도는 고액이었다. 우선협상기간 종료 직후 박석민은 삼성을 떠나 NC와 당시 역대 최고 금액인 4년 96억원에 계약했고 불펜 투수 정우람도 한화 유니폼을 입으며 84억원을 받았다.
총 703억원이 투자된 2016스토브리그도 첫 출발부터 순풍이었다. 우선협상기간이 폐지돼 11월 11일부터 모든 구단과 협상이 가능했다. 4일 뒤인 15일 두산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한 ‘캡틴’ 김재호와 4년 총액 50억원에 계약을 발표했다. 예상을 깬 파격적인 액수였다. 김재호의 50억원 계약을 시작으로 최형우와 KIA의 사상 첫 100억원 계약, 미국에서 돌아온 이대호와 롯데의 150억원 등 초대형 계약이 뒤를 이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