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 인사]삼성전자 사장 7명 승진
삼성전자는 이날 7명의 사장 승진 인사도 발표했다. 지난달 31일 3개 사업부문장을 모두 교체하며 ‘인적 쇄신’ 신호탄을 쏘아 올린 지 이틀 만이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만큼 승진 규모는 2013년(8명) 이후 최대다.
삼성전자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1심 유죄 선고 직후 더 이상 리더십 공백이 길어져서는 안 된다고 판단해 직접 지휘한 인사”라고 전했다.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된 이상훈 사장의 후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노희찬 삼성디스플레이 경영지원실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맡는다. 삼성전자는 경영지원실장인 CFO를 고참급 사장에게 맡겨 왔다.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신임 사장에게 맡겼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정현호 사장이 최고참 사장으로서 신임 CFO와 부문별 CEO들을 이끌어가는 구조”라고 해석했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삼성의 오랜 인사 원칙도 지켜졌다.
3분기(7∼9월)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률 50%의 기록을 세운 반도체 부문은 4명이나 사장으로 승진했다. 반도체 부문에서 한 번에 사장 승진자 4명을 배출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기존에 부사장들이 맡아 왔던 △메모리사업부장 △시스템LSI사업부장 △파운드리사업부장을 모두 사장급으로 승격시켜 힘을 실어줬다.
소비자가전(CE)과 IT모바일(IM)은 부문장에게 사업부장을 겸임하도록 했다. 이전까지 삼성전자는 부문장 아래 사업부장들을 따로 뒀는데 ‘옥상옥’ 구조를 없앤 것이다. 효율성과 빠른 의사 결정을 강조하는 ‘이재용식’ 인사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김현석 CE부문장이 생활가전사업부장을 겸임하며 고동진 IM부문장이 무선사업부장을 겸임한다. 김 부문장이 맡았던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은 한종희 부사장이 승진해 맡는다.
주목할 부분은 이날 확대 재편된 세트 부문 연구소인 ‘삼성리서치’다. 김 CE부문장이 이곳을 함께 이끈다. 기존 DMC연구소와 소프트웨어(SW)센터를 통합한 조직으로 전 세계 24개 연구 거점과 2만여 명의 연구개발(R&D) 인력이 선행 연구를 한다. 삼성전자 측은 “그동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그리고 CE와 IM으로 각각 나뉘어 있던 연구조직을 사장급 조직으로 통합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보안 등 4차 산업혁명의 기반기술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팀 백스터 신임 북미총괄 사장이 순수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사장으로 승진한 것도 눈에 띄는 인사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