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종로구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내건 월세 가격.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이제 대세는 ‘월세’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 중계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 ‘다방’에 올라온 다세대 다가구 및 오피스텔 매물 중 91.2%가 월세였습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상대적으로 보증금이 낮은 원룸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가 훨씬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데다 최근 1인 가구도 꾸준히 늘어난 복합적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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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한 달에 1500달러(약 168만 원)로 129㎡(39평)짜리 집을 빌릴 수 있습니다. 이는 이 30개 도시 중에서 다섯 번째로 넓은 면적입니다.
다른 도시도 살펴보면 터키 이스탄불이 같은 가격에 176㎡로 1위였고, 미국 뉴욕 맨해튼이 26㎡로 가장 적었습니다. 같은 월세로 빌릴 수 있는 면적을 실제 비율로 그려보면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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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절대 숫자’로 계산했기 때문에 소득 수준을 고려하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구매력지수(PPP)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만4985달러였습니다. 일본은 3만8239달러. 그러면 일본이 9.3% 더 높습니다.
월세 1500달러 당 면적은 서울이 129㎡, 도쿄(東京)가 50㎡로 서울이 2.58배 크기 때문에 소득 수준을 감안해도 서울이 도쿄보다는 월세가 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 도쿄의 한 아파트. 도쿄=정민지 기자 jmj@donga.com
중국은 지난해 전체 PPP 기준 1인당 GDP가 1만4440달러지만 지역별 편차가 큽니다. 예를 들어 베이징(北京)은 3만4039달러로 한국과 2.8% 차이밖에 나지 않습니다. 베이징에서 임대 가능 면적(133㎡)은 서울보다 3.1% 크니까 엇비슷한 가격대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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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어디까지나 면적만 따져서 그런 것.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1500달러로 서울하고 비교하면 45% 수준인 58㎡밖에 못 얻지만 그 집은 이렇게 생겼을지 모릅니다.
조쿠 암스테테르담 홈페이지.
제 아무리 숫자가 이렇게 나와도 마음에 드는 집은 모두 비싸기만 한 게 현실. 이 가을 이사를 꿈꾸는 모든 분들이, 가장 가고 싶은 집을,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얻을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