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딸 친구 여중생을 살해 및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사건의 이모 씨가 11일 오전 이씨 부녀가 거주했던 서울 중랑구 망우동 자택에서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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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금니 아빠’로 불리는 이모 씨(35)에 의해 살해당한 피해 여중생 A 양(14)의 부검에서 정액 등의 성폭력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는 11일 경찰 관계자들을 인용, 수사팀이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여중생에 대한 부검을 실시한 결과 ‘성적 학대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내용을 구두로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경찰의 한 관계자는 “국과수로부터 부검결과를 공식 문서 형태로 전달받지는 않았지만 피해자의 몸에서 성적 학대와 관련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통보를 구두로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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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팀은 전날 공식브리핑에서 수면제(졸피뎀) 약물 성분이 발견된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성적 학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까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일반적으로 시신이 부패하지 않으면, 정액은 다소 시간이 경과해도 계속 몸 안에 남아 있다. 일각에서는 정액이 검출되지 않은 점에 대해 최소한 물리적으로 성폭력을 가했다고 볼만한 직접 증거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사망 당시 A 양이 입고 있던 옷에 이 씨의 정액이 묻어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성폭력 혐의를 입증할 물증이 될 수 있다. 이 씨는 시신을 나체 상태로 유기했지만 옷을 폐기·은닉한 장소는 진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행 혐의를 입증할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수사에 큰 차질은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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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사체 유기 혐의만 인정할 뿐 살인에 대해선 진술조차 거부하다가 딸이 “아빠가 친구를 데리고 오라고 했다”고 털어놓자 살인 혐의도 시인했다. 다만 구체적인 범행 동기나 살해 방법 등에 대해서는 진술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