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한국인 많이 찾는 ‘맨덜레이베이 리조트’서 역대 최악 참사
일요일인 1일(현지 시간) 오후 10시 8분경 미국 유명 관광지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맨덜레이베이 리조트 앤드 카지노 건물 32층에서 괴한이 총기를 난사하면서 길 건너편 지상 공터에서 열리고 있던 뮤직 페스티벌 행사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총격이 시작될 당시 행사장에서는 관광객들이 미국의 유명 컨트리 가수 제이슨 올딘의 흥겨운 라이브 음악을 즐기고 있었다. 올딘은 3일간 이어진 미국의 컨트리 뮤직 페스티벌 ‘루트 91 하비스트’의 마지막 날 공연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었다.
총격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모니크 데커프 씨는 “총성이 멈춰서 이제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총성이 시작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무대 앞에 모인 수백 명의 군중이 상황 파악을 하는 사이 범인은 약 40초 뒤부터 다시 행사장을 향해 총을 연사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연발 사격 소리가 10초 정도 이어졌다. 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군중은 비명을 지르며 황급히 흩어졌다. 공연장에 있었던 에밀리 씨는 “폭죽 소리라고 생각했는데 오른쪽을 돌아보니 한 여성이 피투성이가 된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그때부터 무조건 달리기 시작했다”고 폭스뉴스에 전했다. 세 번째 사격이 이뤄지기까진 15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이 넘어져 인파에 짓밟혔지만 총격은 계속됐고 인명피해가 커졌다. 한 여성은 “사람들이 밖으로 빠져나가려고 하다 서로 엉켰다. 다들 어디론가 숨으려고 했다. 의자 밑에도 받침대 밑에도 숨었다. 나와 남편은 우리 차로 뛰어갔는데 차 밑에도 사람들이 숨어 있었다”고 끔찍했던 상황을 묘사했다. 라스베이거스 뒷골목에도, 건물의 주차 창고에도 도망친 사람들로 가득했다. 사망자 중에는 쉬는 날에 공연장을 찾았던 현직 경찰관도 포함되어 있었다.
총소리에 놀라 음악을 멈추고 무대에 서 있던 올딘은 두 번째 연발 총성이 들리기 전 무대 아래로 뛰어내려 목숨을 건졌다. 즉각 출동한 구급차들이 사이렌을 울리며 병원과 현장 사이를 바삐 움직였다. 일부 시민은 카트에 부상자를 싣고 직접 병원으로 옮기기도 했다. 사건 직후 라스베이거스 공항이 수시간 동안 운항을 중단하기도 했다.
경찰은 즉각 특수기동대(SWAT) 요원들을 파견해 리조트를 수색해 64세 백인 남성 스티븐 패독을 사살했다. 범행 동기는 확인되지 않았다. 범인이 묵었던 방에서는 여러 개의 소총이 발견됐다. 경찰은 인근 메스퀴트시에 있는 범인의 자택도 수색 중이다. 여자친구로 추정되는 62세 매릴로 댄리는 150cm의 작은 키에 몸무게가 50kg 정도 되며 투싼 차량을 타고 현장에서 달아났으나 경찰은 그녀의 위치를 특정했다. 링크트인에는 그녀가 2010년과 2013년 사이에 네바다주 리노의 아틀란티스 카지노 리조트 스파에서 호스티스로 일했다고 적혀 있다.
위은지 wizi@donga.com·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