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시장 식지 않는 수주전
○ ‘전통 강자’ 사라진 틈을 탄 지각변동
건설업계에선 이번 승리로 현대건설이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주도권을 쥐었다고 평가한다. 이 기세를 몰아 현대건설은 압구정동 재건축까지 도전해 강남권에서 ‘재건축 강자’의 입지를 굳힐 계획이다. 압구정동 재건축은 현대, 한양 등 24개 단지를 구역별로 나눠 진행될 예정지만 아직 사업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업이 가시화하면 강남권 재건축 최대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광고 로드중
반면 전통 강자로 꼽혔던 삼성물산은 올해 진행된 재건축 사업 입찰에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다. 서초구 방배5구역, 신동아 1·2차, 반포주공 1단지 등 삼성물산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던 사업 모두에 불참했다. 또 다른 강자로 꼽히는 GS건설이 반포주공 1단지 수주 실패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다시 ‘수주 낭보’를 이어갈지도 관심사다.
○ “건설사 자금력이 최대 변수 될 것”
건설사들이 강남권 재건축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일감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급감하고 해외 시장의 수익성도 악화되면서 건설사 매출에서 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몇 년 새 크게 늘었다. 여기에 수익성이 보장된 서울은 사업할 만한 땅이 고갈된 상태라 재건축이 유일한 돌파구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곳은 다음 달 시공사를 정하는 서초구 한신4지구. 신반포 8∼11차와 17차 단지, 공동주택 7곳, 상가 등을 통합하는 대형 사업지로 공사비만 1조 원에 이른다. 송파구 미성·크로바 아파트 재건축 조합도 다음 달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연다. 두 곳 모두 GS건설과 롯데건설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지난달 시공사 선정이 유찰된 송파구 문정동 136 일대와 최근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강남구 대치동 쌍용2차 등도 대기하고 있다.
광고 로드중
더 파격적인 지원 조건도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이번에 조합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게 사실”이라며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건설사들이 창의적인 지원 방법을 강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