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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천 초등생 살인 ‘괴물 같은 10대’에 서릿발 중형

입력 | 2017-09-23 00:00:00


여덟 살짜리 여자 어린이를 유괴해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인천 초등생 살인 사건 1심 재판에서 주범 김모 양(17)에게 징역 20년, 범죄를 지시한 공범 박모 양(18)에게는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신체 부위를 얻기 위한 것 외에는 목적이 없는 살인”이라며 “생명 경시의 극단을 보여줬다”고 법정 최고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 사건으로 초등 2년생 어린이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잔혹한 범죄의 희생양이 됐다. 채 꽃을 피우지 못하고 숨진 피해자가 가장 불쌍하고 가엽다. 그 부모와 가족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고통으로 불면의 나날을 보낼 것이다. 인과응보로 무거운 형벌을 선고받은 두 피고인 부모나 가족들이라고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겠는가. 세 가정을 파탄 낸 이 사건의 심각성은 이웃집 고교생 언니가 태연히 범행했다는 데 있다. 가족을 제외한 모든 사람을 경계하도록 학교와 가정에서 가르쳐야 하는 ‘슬픈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17세 자퇴 여학생이 살인하고, 18세 공범은 사체유기를 도운 이유를 정확히는 알 수 없다. 자식들의 정신상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살해범인 피고인 부모들은 무엇을 했는가. 14세 소녀들이 또래 친구를 피투성이로 만든 부산 여중생 집단 폭행, 자취방에서 여중생을 7시간 무차별 폭행한 강릉 여고생 사건 등 10대 흉악범죄가 꼬리를 문다. 개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시급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하지만 어디서 무엇부터 해야 할지 묘안이 떠오르지 않는다. 폭력성을 부추기는 인터넷과 영화, 인성교육 부재, 경쟁 위주 교육 같은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청소년들이 악의 구렁텅이로 빠져드는 데는 부모와 자식 간의 소통이 끊어진 탓도 크다. 이미 ‘괴물’이나 ‘사이코패스’로 변한 일부 청소년들을 수용해 교화하는 작업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