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 시장 개척’ 취지 역행 논란
1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카카오뱅크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1∼2등급 대출금리는 3.08%로, 공시된 은행 17곳(평균 대출금리 4.01%) 중 가장 낮았다.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5개 은행의 평균 대출금리(3.74%)와도 0.66%포인트 차이가 날 정도로 고신용자들에겐 금리 혜택이 컸다.
반면 카카오뱅크의 7∼8등급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금리는 7.50%로 해당 구간 대출을 하고 있는 은행 14곳의 평균 대출금리(6.98%)보다 높았다. 신한(4.07%), 하나(5.42%), 국민(5.86%), 우리은행(6.96%)보다 높은 수준이다. 케이뱅크 역시 5∼6등급 대상 신용대출 금리가 7.04%로 농협(5.24%), 국민은행(6.43%)보다 비싸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는 “신용등급별 대출 통계는 은행연합회와 산정 기준이 다를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난달 카카오뱅크 발표에 따르면 4∼8등급 고객에게 나간 대출액이 10.7%에 불과해 고신용자에 대한 대출 집중 현상은 마찬가지였다.
은행권에서는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경우 중금리 대출을 위한 고객 데이터베이스가 충분히 쌓이지 않아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제2금융권 금융사의 한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은 경험이 쌓여도 쉽지 않은 시장”이라며 “아직 업력이 짧은 인터넷은행들은 연체율 관리 등에서 어려움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터넷은행이 안전한 고신용자들 위주로 대출고객을 가져가는데도, 막상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를 명목으로 시중은행의 대출 영업을 제한하고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19일 금융위원회가 소집한 가계부채 간담회를 두고도 비슷한 반응이 나왔다. 이날 간담회는 8·2부동산대책의 ‘풍선효과’로 신용대출이 늘어날 조짐을 보이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을 집합시켜 대출 단속에 나선 것이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