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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소비 위축… 가격 25% 떨어져… 적발 농가, 소비자 신뢰회복 안간힘

입력 | 2017-09-15 03:00:00

‘살충제 계란’ 파동 한달… 끝나지 않은 소비자 불안




국내에서 살충제 잔류 계란이 발견된 지 꼭 한 달을 맞았다. 벨기에, 네덜란드 등 유럽연합(EU) 국가에서 문제됐던 살충제 성분이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달 14일이다.

계란 유통은 대부분 정상화됐지만 유통 계란 중 살충제 잔류치가 초과 검출된 제품이 계속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장의 상당수는 농장 이름과 난각코드를 바꾸며 ‘과거 지우기’에 나서고 있지만 이것만으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가 전국 1239개 농장을 전수조사하고 유통단계를 점검하면서 55개 농가가 적발됐다. 이 중 60%에 가까운 32곳이 친환경 인증농가로 밝혀지면서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친환경 인증업무를 맡은 64개 인증업체 중 5곳의 대표가 공무원 출신으로 드러나 ‘농피아’ 논란까지 벌어졌다.

적발된 55개 농가 중 40곳의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은 현재 정상 유통되고 있다. 이들 농장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직후 1, 2일 간격으로 3번 연속 검사를 받고 2주 뒤 다시 3회 검사를 거쳐 합격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살충제 검출 농장’이라는 오명을 좀처럼 벗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농장은 모두 난각코드를 변경했거나 바꿀 예정이다. 아예 농장 이름을 바꾼 곳도 10곳에 이른다. 이름과 난각코드는 바뀌었지만 밀집사육 등 사육 환경은 대부분 바뀌지 않았다. 해당 농장이 과거에 부적합 판정을 받았는지를 소비자들이 알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내년부터는 동물복지형 사육시설을 의무화해야 하지만 신규 농장에 국한돼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난각코드 변경에 대해 정부는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내놨다. 현재 난각코드 표시는 축산물위생관리법 등에 따라 농장, 계란 판매업소 등에서 정한다. 농장이 마음대로 코드를 바꿔도 규제할 방법은 없다. 살충제 잔류 계란 사태 당시에도 경기 지역에서 생산된 계란에 지역번호 08 대신 강원도 표시(09)가 발견돼 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식약처는 사태 이후 난각코드 표기를 중앙에서 일괄 관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신고제를 등록제로 바꾸는 등 보다 강력한 조치가 취해질지는 미지수다.

한번 위축된 계란 소비는 아직 원상회복이 되지 않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1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 이후 한 판에 1만 원대까지 치솟았던 계란 가격은 평년 수준(5690원)까지 떨어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계란(중품 기준) 30개 평균 소매가는 13일 5637원으로, 한 달 전(7480원)보다 24.6% 하락했다.

유통업계는 대대적인 할인판매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는 14∼21일 알찬란(대란) 30개 가격을 종전가보다 400원 내려 4980원에 판매한다. 홈플러스도 14일부터 4일 동안 5580원에 팔던 대란 한 판을 4580원에 할인해서 판다. 롯데마트도 4950원까지 계란 가격을 낮췄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 / 정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