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는 손혜원, 막는 심재철 ‘로텐더홀 실랑이’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오른쪽)이 4일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피켓 시위를 하던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촬영하자 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피켓으로 스마트폰을 막았고, 이에 손 의원이 피켓을 잡아끌면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송찬욱·정치부
고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 것은 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찍으며 페이스북 생중계를 하기 시작하면서다. 국회부의장인 5선의 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피켓으로 촬영을 막아서자 초선인 손 의원은 “한 대 때리실래요?”라고 조롱하듯 얘기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저리 꺼져!” 등 막말을 쏟아냈다. 손 의원이 지난해 8월 경북 성주군청 앞에서 열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 행사에서 퍼포먼스를 한 것을 빗대 한국당은 “사드 댄스나 춰라”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잠시 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이 등장해 “안보 정당이 왜 이러는 거냐. 북한이 쳐들어 올 판에”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한국당 의원들은 “배신자!”라고 외쳤다. 하 의원이 다시 “당신들 보수 정당을 두 번 죽이는 거야! 대한민국 안보만은 보수가 지켜야 할 것 아니냐”라고 소리치자 4선의 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얻다 대고 보수를 입에 올리고 ××이야. 이 자식아!”라고 욕설로 응수했다. 다른 한국당 의원은 “돈 받은 정당 꺼져!”라고 소리쳤다. 하 의원의 한국당 탈당과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의 금품 수수 의혹을 염두에 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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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역대 최악의 안보 위기가 닥치는데도 국회는 아랑곳없이 유치한 모습만 보였다. 그나마 1년 전엔 당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등을 놓고 갈등이 있었지만 여야 원내대표는 5차 핵실험 5시간 20분 만에 긴급회동을 하고 대북 규탄 결의안 채택에 합의했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에서는 야당을 품을 줄 아는 여당의 모습도, 안보만큼은 협조하는 제1야당의 모습도 실종됐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