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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모 기자의 써봤어요]애견 진료-미용때 10% 할인 혜택

입력 | 2017-09-05 03:00:00

신용카드 ‘펫 카드’





김성모 기자

기자는 6년째 반려견인 말티즈 ‘보리’와 살고 있다. 가족처럼 생각하고 키우지만 사료부터 미용, 병원, 애견용품까지 매달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찮아 부담이다. 특히 강아지가 아플 땐 목돈이 들기도 했다. 이런 사람들을 겨냥해 최근 금융사들이 보험, 카드, 적금, 신탁 등 반려동물 관련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IBK기업은행의 ‘참! 좋은 내사랑 펫 카드’는 특화카드 답지 않게 다양한 혜택이 담겨 있어 기자 같은 ‘펫팸족(펫+패밀리)’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카드를 직접 발급받아 써봤다.

발급 절차는 간단하다. 가까운 기업은행 지점에서 몇 가지 서류를 작성하면 된다. 기자는 지난달 중순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을 찾아 절차를 진행했다.

이 상품은 카드에 반려동물 사진을 넣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서류를 작성하고 카드 발급을 맡고 있는 BC카드 홈페이지에 들어가 사진을 등록했다. 5일 뒤 집으로 보리 사진이 들어간 카드가 배달됐다. 카카오뱅크 캐릭터 체크카드가 부럽지 않았다.

‘참! 좋은 내사랑 펫 카드’는 동물병원, 미용, 카페, 호텔, 훈련소 등 반려동물 업종으로 등록된 9000여 개 가맹점에서 사용 금액의 10%를 할인해준다. 반려동물 장례식장에서는 5% 할인 혜택이 있다. 반려동물 관련 업종 외에도 다양한 혜택이 있다. 정해진 카드 이용 실적만 채우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에서 결제 금액의 5%를 할인해준다. 영화관과 놀이공원을 이용할 때도 할인 혜택이 있다. 연회비는 1만 원이다.

신용카드 외에도 반려동물 금융상품은 다양하다. KB금융은 5월 펫팸족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뒤 적금, 상해보험 서비스 등을 담은 패키지 상품을 선보였다. 스마트폰 전용 적금인 ‘KB펫코노미적금’과 ‘KB국민 펫코노미카드’ ‘KB펫코노미신탁’ 상품이 패키지에 담겼다. 펫코노미신탁은 일단 반려동물 주인이 은행에 돈을 맡겨 놓으면 주인이 사망한 뒤에 이를 새로운 부양자에게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 쓰라고 지급하는 상품이다.

현대해상은 3∼96개월 반려견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 상품을 판매 중이다. 한 달 보험료로 4만∼5만 원을 내면 상해사고나 질병 1회당 100만 원 한도로 70%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삼성화재의 ‘파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은 만 6년 이하 반려견을 대상으로 하며 보험료는 월 2만∼3만 원 선이다. 상해나 질병, 반려견이 유발한 사고에 대해 500만 원 한도로 보상해준다.

금융사들이 이같이 반려동물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것은 해당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8000억 원에서 2020년 5조8000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보유 가구 비율은 2015년 기준 21.8%로 1000만 명을 넘어섰다. 다섯 집 중 한 집꼴로 반려동물과 살고 있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반려동물 관련 금융상품을 이용하는 고객이 적지 않다. 영국은 반려동물 가정의 20% 정도가 보험에 가입했다. 독일과 미국도 각각 10%, 3% 정도가 관련 상품을 이용 중이다.

국내 금융사들도 앞으로 반려동물 관련 금융상품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펫팸족은 이러한 추세가 반갑기만 하다. 그동안 반려동물 상품이 없거나 혜택이 취약했기 때문이다. 기자는 지난 주말 이마트에서 장을 보고 보리에게 줄 간식도 구매했다. 결제는 이용 금액 전체를 할인해주는 펫 카드로 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