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16일 수요일 흐림. 기타. #259 Sampha ‘(No One Knows Me) Like the Piano’(2017년)
1집 ‘Process’를 낸 영국 솔 싱어송라이터 샘파. 강앤뮤직 제공
지금은 상아색으로 바래버린 나의 첫 기타. 그도 나도 새하얗던 시절 이야기다. 친구들과 어울리다 쓸쓸한 기분이 돼 어둡고 작은 내 방으로 돌아오면 가장 먼저 그를 품에 안았다. 기타는 말이 없었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그는 이미 알아준 것 같았다.
‘루씰! 풀밭 같은 너의 소리는/때론 아픔으로/때론 평화의 강으로…’(한영애 ‘루씰’)
이 곡이 떠오른 건 영국 솔 싱어송라이터 샘파의 데뷔작에 실린 ‘(No One Knows Me) Like the Piano’ 때문이다. 샘파는 음악가의 꿈을 이루려 런던으로 떠났지만 모친의 발병 소식을 듣고 고향집으로 돌아온다. 결국 모친의 장례식장에서 이 노래를 부른다. 음악은 때로 날 대신한다.
‘눈물은 보이지 않았지/감정을 숨겨뒀어/근데 네가 날 붙잡더라/절대로 놔주지 않았지/그 피아노만큼 날 알아주는 이는 없으니까/어머니의 집에서’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