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우수 수상작 25점 10월부터 지방 순회 전시 대통령상 ‘거리 조절이 가능한 당기고 밀고 구슬게임’ 경북 녹전초 안덕룡 군
대통령상 수상자인 안덕룡 군이 14일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브리핑실에서 자신의 발명품을 설명하고 있다.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장난감을 만들자는 생각이 발명의 시작이었다고 밝혔다.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거리 조절이 가능한 당기고 밀고 구슬게임’으로 대통령상을 받은 경북 녹전초교 5학년 안덕룡 군은 학교 친구들과 함께 즐길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 발명품을 개발했다.
안 군이 다니는 학교는 경북 안동시 산골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전교생이 30명뿐이니 모두 친구처럼 지낸다. 쉬는 시간에 한자리에 모여 여러 가지 게임을 하며 노는 경우도 많다. 안 군은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게임을 생각하다가 이 발명품을 고안했다.
안 군은 자석 원리와 에너지보존법칙을 이용해 이 발명품을 만들었다. 자석이 가진 힘을 구슬을 쏘아 보내는 힘으로 바꾼 것이다. 수없이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마침내 다섯 종류의 제각각 다른 구슬채를 만들었다. 자석의 힘이 가장 약한 5번 구슬채에 쇠구슬을 넣으면 평균 22cm의 거리를 굴러갔다. 자석의 힘이 커질수록 거리도 늘어나 4번 채는 54cm, 3번 채는 65cm, 2번 채는 88cm, 가장 큰 1번 채는 100cm까지 쇠구슬이 굴러 나갔다.
심사위원단은 이 발명품이 적은 인원으로 언제든지 게임을 즐길 수 있고, 다양한 전략을 세워야 하니 사고력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사용해야 하므로 노년층의 치매 예방놀이로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안 군은 발명품 제작 과정에서 중학생인 누나(안지현·길주중 녹전분교장 1년)로부터 우연히 도움을 받았다. 구슬을 정해진 힘으로 쏘는 장치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몰라 고전하고 있을 때, 누나가 학교 과학수업 시간에 만들어 집에 가지고 온 ‘가우스 총’을 보고 이거다 싶어 무릎을 쳤다. 가우스 총은 과학실험용 교재로 강력한 자석 앞뒤로 쇠구슬을 붙여 둔 것이다. 쇠구슬 하나를 굴려서 붙이면 그 충격으로 반대편 쇠구슬이 튀어 나간다.
안 군을 지도한 권오일 교사는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 대통령상까지 받게 됐다”면서 “아이디어를 실제 발명품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난관이 적지 않았지만 중간에 포기하겠다는 말 한 번 없이 잘 따라왔다”고 말했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