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인수전략에 차질 가능성… 일부 “도시바측 언론플레이”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과 반도체 사업 매각 협상 중인 일본 도시바 사장이 “다른 회사와도 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언론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긴 했지만 도시바 최고위층이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SK하이닉스의 인수 전략이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NHK 등 일본 외신에 따르면 쓰나카와 사토시(綱川智) 도시바 사장은 10일 일본 도쿄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미일 3국 연합 외에도 미국 웨스턴디지털(WD), 대만 훙하이(鴻海)정밀공업(폭스콘)과도 교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쓰나카와 사장은 “우선협상대상자인 한미일 연합과 합의를 이루기 위해 교섭하고 있지만 목표기일 내에 합의에 이르지 못해 다른 곳과도 협상을 병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연합은 SK하이닉스와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 국책은행인 일본정책투자은행, 미국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 등으로 구성돼 있다. 도시바는 6월 21일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때만 해도 같은 달 28일로 예정된 주주총회까지 세부적인 협상을 마치고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아직까지도 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
WD는 도시바의 오랜 사업 파트너지만 인수 여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훙하이는 인수 여력은 충분하지만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있는 데다 SK하이닉스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인수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이번 발언에 대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언론 플레이’로 보는 시각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쓰나카와 사장의 발언에 대해 “따로 할 말은 없다”고 밝혔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