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 알파인 대표팀, 진천선수촌 ‘평창 담금질’
인터벌 훈련이 있는 목요일은 한국 스노보드 알파인 선수들에게는 공포의 시간이다. 훈련 중 전력질주를 하고 있는 이상호(왼쪽 사진)의 표정에는 그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고강도 인터벌 훈련을 모두 마친 뒤 바닥에 엎드려 고통스럽게 숨을 몰아쉬고 있는 최보군. 진천=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훈련장을 찾은 20일은 일주일 중 강도가 가장 높다는 인터벌 훈련이 있는 날. 목요일마다 하는 훈련으로, 선수들이 ‘목터벌’이라는 별칭을 붙일 만큼 악명이 높다. 일정 거리를 거의 전력으로 달린 뒤 불완전하게 휴식을 주고 다시 같은 페이스로 달리는 것을 반복하는 인터벌 훈련은 숨이 계속 턱 끝에서 깔딱거려 ‘지옥 훈련’으로 불린다. 이날 오전부터 폭염주의보가 내려 장소를 야외 트랙에서 실내로 옮겼지만 약 70m 거리를 3차례 반복 질주한 선수들은 곧 네발짐승이 돼 바닥을 기었다.
설상종목 최초의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스노보드 알파인 대표팀이 20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체력훈련을 마치고 태극기 아래 손을 모았다. 왼쪽부터 국가대표 5인방 정해림, 이상호, 최보군, 김상겸, 신다혜 그리고 손재헌 트레이너, 김종국 트레이너, 이상헌 코치.
이상호는 “매주 한계를 넘고 있다. 원래 힘은 있었지만 순발력이 부족했는데 15초 나오던 100m 기록이 이제 12초 중반대까지 나온다. 지상 훈련은 너무 끔찍했지만 확실히 몸 상태가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해 훨씬 좋다. 다음 시즌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최보군도 “예전에는 경기 중 루틴이 조금만 흐트러져도 동요가 심했는데 꾸준히 심리상담을 받으며 성숙해졌다”고 돌아봤다.
28일 퇴촌하는 대표팀 선수들은 8월 뉴질랜드로 전지훈련을 떠나 본격적인 올림픽 시즌을 준비한다. 신다혜(29·경기스키협회)는 “나갈 때는 처음 (선수촌) 왔을 때 기록보다 조금이라도 줄여야 뿌듯할 것 같다”며 기운을 냈다. 이상호도 “장비도 더 철저히 준비했다. 뉴질랜드 눈밭에서 다 테스트해 보고 확실히 감을 잡고 돌아올 것”이라고 다짐했다.
진천=임보미 bom@donga.com·김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