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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드림]“15년전 프로그램 쓰는 한국 대학에 충격”

입력 | 2017-07-28 03:00:00

동아일보-과기정통부 ‘글로벌 인턴십’ 1기의 스타트업 도전
<下> 美 실리콘밸리 CEO 5인의 쓴소리




글로벌 인턴십 1기에 참여한 이주환 지니어스팩토리 대표, 이제형 스트라티오 대표, 데이비드 정 펄즈시스템스 대표, 마노주 페르난도 싱크토미 대표와 2기 인턴을 받을 예정인 사이먼 이 피지오큐 대표(왼쪽부터). 새너제이=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한국의 정보기술(IT)학과 커리큘럼들을 살펴보면 최신 기술을 다루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15년 전에나 통하던 소프트웨어(SW) 프로그램과 기술을 대학에서 가르치더라고요.”(이주환 지니어스팩토리 대표)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옛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실리콘밸리 글로벌혁신센터(KIC)가 함께 진행하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학점연계 프로젝트 인턴십’ 1기에는 모두 5개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동아일보는 이 중 회사 전략 차원에서 인터뷰에 응하지 않은 유젯을 제외한 4곳과 2기 인턴을 받을 스타트업 1곳의 대표를 만났다. 한국인 2명과 재미교포 2명, 그리고 파키스탄계 미국인 1명이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대표들은 함께 일한 1기 인턴들의 역량에는 크게 만족감을 표했다. 하지만 글로벌 트렌드를 여전히 쫓아가지 못하는 한국 교육이나 기업 현실에 대한 아쉬움도 함께 드러냈다.

이주환 대표는 “미국에서는 성공률이 50%밖에 안 돼도 원천기술이면 수년간 몇십억 원을 지원한다. 한국은 1년밖에 시간을 안 주고 매출이 없으면 국책과제로 인정도 못 받는다”고 지적했다. 실제 실리콘밸리 지역 스타트업들의 평균 펀딩 규모는 한국 돈으로 50억 원 이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와 있다. 한국 벤처들은 5억 원 넘게 펀딩을 받는 경우가 드물다. 마노주 페르난드 싱크토미 대표는 “실리콘밸리는 실패를 해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을 오히려 선호한다”고 했다. 이런 시각이 실리콘밸리의 힘을 만든다.

국내에 만연한 SW 하도급 구조를 꼬집는 목소리도 있었다. 대기업들은 자신들이 필요한 SW나 제품을 자회사에 맡기는데 대부분은 그 자회사들이 또 하청업체에 외주를 주는 경우가 많다. 품질을 높이는 것보다 비용 절감에만 집중하다 보니 좋은 자질을 가진 엔지니어들은 점점 발을 붙일 곳이 없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청년들에 대한 쓴소리들도 나왔다.

사이먼 이 피지오큐 대표는 “과거 명문대 한국 학생들을 인턴으로 받은 적이 있었는데 영어가 아닌 한국말로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말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주환 대표도 “학교와 교수 탓만 할 게 아닌 것이 구글링만으로도 쉽게 얻을 수 있는 최신 기술정보와 너무 떨어져 있는 학생이 많다”고 했다.

스타트업 CEO들은 청년들에게 실리콘밸리에 도전하든, 한국에서 창업을 하든 실무능력이 최우선 가치라고 조언했다. 펄즈시스템스(Pulzze Systems) 데이비드 정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는 입사 후에도 서로 학교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과거 성적이 아닌 실무능력과 프로그램을 얼마나 잘 다루는지가 그 사람의 가치를 말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스트라티오 대표는 “개발자는 정말 자기 일에 미쳐 있는 사람이 좋다. 그런데 한국에선 미쳐 있는 청년들은 별로 없다”고 했다. 자율성과 창의성이 사라지면 혁신적 아이디어가 탄생할 수 없다. 이제형 대표는 “스타트업은 무모한 것에 뛰어드는 정신이고, 투자자를 100번, 200번 만나면서 다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한국 인재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는 CEO도 있었다. 페르난도 대표는 “한국 학생들은 5일만 교육해도 확확 달라진다.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한국 스타트업이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헌수 KIC 소장은 “우리의 현재 시점을 냉철하게 분석하되, 세계 시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글로벌 인재 양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너제이=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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