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 결선 최하위 근육 전성기 때보다 좋아졌는데 유럽식 파워 스트로크 적응 덜 돼 예전 영법 돌아갈지 고민의 시기
자유형 400m에서의 아쉬움이 이날 기록에까지 영향을 미친 듯 보인다. 전력투구했던 400m에서 메달을 놓치고 200m에 나선 박태환의 컨디션은 나빴다. 박태환도 경기 후 “힘들었다. 100m에서 150m로 갈 때 몸이 처졌다”고 인정했다.
남기원 수영 국가대표 상비군 감독은 박태환이 새로운 수영을 실험하고 적응하는 과도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남 감독은 “이번에 태환이를 보니 전성기 때보다 근육이 더 잘 만들어져 있더라. 그런데 이상하리만큼 100% 힘을 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근육의 힘을 최대한 활용하는 훈련이 덜 돼 있다는 의미였다.
박태환은 수영 선수로는 황혼기인 서른 즈음에 와 있다. 박태환은 올해 초 “예전보다 회복 속도가 느려졌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6년 만에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하면서 파워를 앞세운 최근 세계 수영의 흐름을 적극 받아들이고 도전했다. 지속적으로 근지구력을 보강하면서 전성기 때 이상의 몸을 만든 건 수확으로 꼽힌다. 남 감독은 “이제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근육이 좋아졌다는 것만 믿어서는 안 된다. 유럽 스타일로 바꾼 영법에 적응해서 제대로 파워 수영을 하든지, 아니면 예전의 간결한 영법에 파워를 보탤 것인지 하나를 택해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