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앵커가 쓴 ‘바이 씨가 말하길’
관영 중국중앙(CC)TV 뉴스채널이야 말할 것도 없다. 공산당의 정책과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한다. 좀 다른 앵커는 있다. 매일 오후 10시 반 방영하는 ‘뉴스1+1’의 진행자인 바이옌쑹(白巖松)이다. 그는 앵무새처럼 정책을 되풀이하지 않는다. 정책을 직접적으로 비판하지 못하더라도 중국 국민들이 의문을 가질 만한 대목을 잘 짚어 패널에게 송곳 질문을 던진다.
기자 출신인 그는 중국 사람이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국민 앵커다. 그가 펴낸 ‘바이(白) 씨가 말하길’(사진)은 중국 사회의 고질적 문제를 비교적 직설적으로 꼬집는다. 2015년 가을에 나온 책이지만 중국판 아마존 ‘당당왕(當當網)’에서 올해 7월 현재 문학 분야 베스트셀러 10위권을 유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독자 서평이 22만5000여 개, 호평률은 무려 99.8%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도 책 구절을 인용한 포스팅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무엇보다 눈길은 끄는 건 이 책에 중국인들이 공개 언급을 금기시하는 류샤오보 관련 대목이 나온다는 점.
그는 류샤오보가 노벨 평화상을 받은 2010년은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중국 국가주석이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을 제치고 전 세계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인물로 선정된 해라는 점을 거론한다. “류샤오보의 수상이 정치적 결정임을 노벨위원회도 인정했다”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아주 잘 이해해줄 것이라고 바라지 말라”고 말한다.
저자는 “중국은 큰 도전을 맞고 있다. 당신(중국인)은 (세계에서) 점점 더 많은 권리를 원하지만 다른 사람들(세계)은 당신이 더 많은 의무를 지기를 원한다”고 지적한다. 중국 정부도 외부 세계의 비판 중 받아들일 부분은 겸허히 수용하고 체제 내의 다양성을 확대하라는 고언(苦言)으로 읽힌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