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국내업체 대응책 분주
독일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7일(현지 시간)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작심하고 경고를 날렸다.
트럼프발(發) 글로벌 ‘철강 전쟁’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미 상무부가 4월부터 트럼프 대통령 지시로 진행한 ‘수입 철강의 안보 영향 조사’ 결과도 이달 안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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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무풍지대’였던 철강업계는 2014년 이후 미국발 수입 규제의 영향을 받기 시작하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된서리를 맞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의 대미 수출량은 올해 1∼5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
미국이 대표적으로 견제해온 품목 중 하나는 자동차 강판으로 주로 쓰이는 냉연강판이다. 지난해 이미 최고 65% 수준의 폭탄 관세를 부과받았다. 냉연강판은 포스코가 주로 수출하는데 러스트벨트 지역의 주 생산 품목과 겹친다.
최근에는 유정용 강관(원유·천연가스 채취에 사용되는 고강도 강관)이 표적이 되고 있다. 현대제철과 넥스틸, 세아제강 등이 수출하는 유정용 강관에 대해서는 값싼 중국산 자재를 수입, 재가공해 미국에 보낸다고 현지 철강업체들이 불만을 제기했다. 그러나 중국산 자재의 우회 수출 비중은 2%에 불과하다는 게 국내 철강업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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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미국 상무부 조사 결과에 대해 크게 △일괄적인 추가 관세 부과 △품목별·국가별 쿼터량 제한 및 초과량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대미 철강 수출 주요국인 EU와 중국 정부는 지난달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이사회에서 “미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철강 관세를 정당화할 수 없다”며 해당 조사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우리 정부도 긴급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여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유정열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산업정책관은 지난달 열린 ‘철강 수입규제 TF 긴급점검 회의’에서 “추가 관세 부과, 수입 물량 제한, 관세 할당 등 우려되는 조치들에 대해 다양한 세부 시나리오별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업체들도 미국발 수출 가뭄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포스코는 권오준 회장이 3월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대로 4월 미국 워싱턴에 현지 통상사무소를 열고 상무보급을 소장으로 앉혔다. 현지 철강업체들이 생산하지 않는 기가스틸 등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높이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현대제철은 기존에 있던 통상팀을 통상전략실로 확대하는 한편 중국 등 다른 수출국 비중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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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