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수원 삼성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신태용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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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스스로 원칙 깨며 비난 자초
신태용, 대표팀 문 개방 동기부여 효과
전임자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은 것일까. 축구국가대표팀 새 사령탑 신태용(47) 감독의 선수선발 기준이 벌써부터 울리 슈틸리케(63·독일) 전 감독과는 사뭇 다른 조짐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스스로 정한 선수선발 원칙이라는 굴레에 갇혀 구설을 자초하다 부메랑까지 맞았다. 전임자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듯, 신 감독은 영리하게 ‘완전 오픈형’ 선수선발 원칙을 내세웠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각인시키는 동시에 내용보다 결과를 얻어야 하는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의 남은 2경기(8월 31일 이란전·9월 5일 우즈베키스탄전)만을 위한 ‘전략적 선택’을 시도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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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전 감독은 부임 초부터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는 선수는 대표팀에 뽑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름값보다는 경기력을 기준으로 삼겠다는 뜻으로, 이는 새 얼굴 발굴로 이어지며 어느 정도 성과도 거뒀다. 이정협(26·부산 아이파크), 황의조(25·감바 오사카) 등 당시 젊은 K리거들을 중용하면서 호평을 얻었다.
그러나 아시아의 강호들과 맞붙은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으로 접어들어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자, 자신이 정한 원칙을 깨며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다.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는 일부 해외파를 선발하는 우를 범하며 스스로 불명예 퇴진의 단초를 만들었다. 또 베테랑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거의 눈길을 주지 않아 또 다른 비난을 샀다.
● ‘소속팀에서 못 뛰어도, 나이도 상관없다’는 신태용
신 감독은 6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는 선수라도 내 스타일에 맞는다면 과감히 뽑겠다”고 말했다. 프랑스 디종FCO로 이적한 뒤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권창훈(23)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정면승부를 걸겠다는 선언인 동시에 추후 불거질 수도 있는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계산된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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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