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 위원장 “신태용 감독 활발한 소통능력 고려해 결정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4일 파주 NFC에서 기술위원회를 마친 뒤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신임 국가대표팀 사령탑은 신태용 감독이었다. 파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A대표팀 왜 신태용 감독인가?

“코치직 역임해 선수들 누구보다 잘 이해해
뛰어난 전술응용능력…남은2경기 이길것”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4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회의를 열고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의 마지막 2경기(8월 31일 이란전·9월 5일 우즈베키스탄전)를 책임질 국가대표팀 신임 사령탑으로 신태용(47) 감독을 낙점했다.

계약기간은 내년 6월 월드컵 본선까지다. 만약 최종예선에서 조 3위에 그쳐 본선 진출을 위한 플레이오프(PO)를 치러야 할 경우에도 감독 교체는 없다. PO까지 신 감독이 지휘하고, 결과가 좋으면 본선까지 맡기겠다는 것이 기술위의 구상이다. 기술위원들의 개별적 의견을 취합해 후보군을 압축했고, 난상토론 끝에 신 감독을 최종 선택했다. 기술위가 위기의 A대표팀을 구할 적임자로 신 감독을 뽑은 이유는 무엇일까.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회의를 마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A대표팀에서 코치직을 역임해 현 대표선수들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는 점, 활발한 소통능력으로 단시간에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 전술응용능력이 뛰어나다는 점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어 “남은 최종예선 2경기에서 뛰어난 전술과 전략으로 승리를 이끌어낼 것으로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말처럼 신 감독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아시아 예선과 본선, 올해 20세 이하(U-20) 월드컵 등 각급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아 일정 수준의 성과는 거뒀다. A대표팀 코치로 일하다 갑자기 올림픽대표팀을 이끌게 됐지만, 리우올림픽 예선을 겸해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일궜다. 당시 올림픽대표팀은 포백과 쓰리백을 혼용하는 등 다양한 전술을 선보이며 경기력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올림픽 본선에선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지만, 다시 소방수로 나선 U-20 월드컵 본선에서의 경기력도 나쁘지 않았다. 1차 목표로 내걸었던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어린 선수들의 개인능력을 팀의 경기력으로 잘 연결시켰다는 평가는 받아냈다.

그러나 신 감독에게 아킬레스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신 감독은 각급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을 때 결정적 순간 공격적 축구를 선택하며 수비조직력에서 한계를 노출했다는 약점도 갖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단점을 거론하긴 그렇지만, 수비조직력이 약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부분은 충분히 신 감독도 인지하고 있어 조직력 강화에 힘쓸 것으로 본다. 그런 점에선 기술위원장인 내가 참견 아닌 조언 정도는 할 수 있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이어 “각급 연령대 대표팀을 이끌고 각종 대회를 치르면서 큰 성공은 못 거뒀지만, 어느 정도 결과를 냈다고 본다. 그런 경기를 해보면서 본인 스스로 더 강해지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그런 점들이) 어려운 시점에 있는 A대표팀에서 충분한 능력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파주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