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여고 사거리∼부천시보건소… 1km 구간 생태하천으로 바꿔 준공 탐방로엔 수위기록표 등 볼거리 풍성… 부천역 이어지는 문화지대로 탈바꿈
경인전철 부천역 인근 ‘심곡 시민의 강’에는 주말이면 시민 5000여 명이 찾는다. 여기서부터 부천역까지 도심 문화벨트가 형성되고 있다. 부천시 제공
○ 시민 품으로 돌아온 자연하천
부천 도심을 동서로 흐르는 심곡천은 1986년 콘크리트로 복개(覆蓋)됐다. 위는 도로와 주차장으로 활용됐고 밑은 하수도로 썼다. 부천시는 2014년부터 사업비 400억 원을 들여 길이 1km, 폭 18m에 수심 25cm의 자연하천을 복원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굴포천하수처리장에서 2급수로 처리된 재이용 하수를 하루 2만1000t씩 공급하고 있다. 심곡천 3개 지점에서 매달 두 차례 수질검사를 해서 청정수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탐방로 곳곳에는 볼거리가 많다. 6개의 다리 가운데 하나인 원미교 아래에는 수위(水位)기록표가 있다. 부천시는 복개용 콘크리트를 떠받치던 기둥 507개를 철거하면서 2개는 남겨뒀다. 생태하천 복원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담아 ‘세월의 기둥’이라고 명명했다.
인도교 4개에는 각각 시인 변영로, 소설가 양귀자, 아동문학가 목일신, 그리고 소설 ‘대지’의 작가 펄 벅(부천 소사희망원 설립자)의 이름을 붙였다. 부천을 대표하는 각 인물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시민이 기부해 만든 ‘참여와 희망의 벽’과 ‘기부 광장’도 있다.
○ 새로운 문화벨트 ‘꿈틀’
심곡 시민의 강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여기에서 부천 대학로∼(만화)상상거리∼경인전철 부천역으로 이어지는 2km 구간은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 문화지대로 탈바꿈하고 있다.
생태하천을 따라 조성된 4곳의 버스킹(길거리 공연) 무대에서는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이 펼쳐진다. 서울 홍익대 앞에서 인기 있는 공도하 씨도 단골 연주자다. 그는 지난달부터 주말에 심곡 시민의 강의 ‘빛 광장’에서 기타를 치며 랩을 한다. 준공식 때도 공연했다. 부천시 문화담당 실무자는 “부천역 마루광장에 출연하는 공연팀과 연계해 다양한 퍼포먼스를 기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부천역과 심곡 시민의 강 사이의 문화거리에서는 축제가 다채롭다. 심곡1동 주민들이 주도하는 ‘짐말몽당축제’가 9월 23일, 부천예총 주최 ‘시민어울림한마당’은 10월 14일 열린다. 심곡 시민의 강이 얼면 어린이들이 썰매를 타고 놀 수 있도록 하는 ‘산타런닝페스티벌’도 겨울에 열린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