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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제2 남해대교’ 한려수도 명물로 뜬다

입력 | 2017-06-02 03:00:00

노량해협에 내년 6월 현수교 완공… 50층 높이 주탑 등 첨단기술 총동원
남해대교와 함께 지역 랜드마크 될듯




1년 뒤 남해안의 새로운 명물로 태어날 가칭 제2남해대교(오른쪽). 경남 남해군과 하동군 사이의 노량해협에 건설된다. 부산국토청 제공

동양 최대 현수교,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 수학여행 필수 코스….

수식어 많은 남해대교가 1년 뒤 옥동자를 낳는다. 제2남해대교(가칭)다. 45세가 되는 남해대교(1973년 준공)가 늦둥이를 보는 셈이다. 두 현수교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새로운 명물이자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은 이순신 장군이 노량해전에서 순국한 지 420년 되는 해이기도 하다.

제2남해대교는 남해대교에서 서쪽으로 400m가량 떨어진 노량해협에 놓인다. 국도 19호선으로 경남 남해군 설천면 덕신리에서 하동군 금남면 노량리를 연결한다. 현수교치고는 규모가 크고 첨단기술이 동원된다. 모든 면에서 우량아다.

1일 오후 제2남해대교 건설현장에서 이인상 부산국토관리청 공사관리관이 진행 중인 공정을 설명했다. “교량 상판(강교·鋼橋)을 붙들기 위해 주케이블에서 늘어뜨리는 행어로프(hanger rope)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50층 건물 높이인 148.5m의 주탑 꼭대기 주변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이 개미처럼 작게 보였다. 접속도로에서는 콘크리트 타설(打設) 작업이 한창이었다. 2009년 10월 착공한 제2남해대교는 건설비가 1600억 원. 현재 공정은 74%다.

해수면 35m 높이에 건설되는 제2남해대교는 길이 990m에 너비 25.7m의 왕복 4차로다. 주탑과 주탑 사이의 주경간(主徑間)은 890m. 남해대교의 주경간이 404m인 것에 비하면 2배가 넘는다. 주탑의 규모와 재질, 모양, 설치 장소도 남해대교와 다르다. 덩치도 훨씬 크다. 주탑 옆의 고압송전탑이 장난감처럼 느껴질 정도다.

남해대교 주탑은 해상 케이슨(우물통) 기초에 H형 강재(鋼材)다. 반면 제2남해대교는 주탑 2개를 모두 육상의 단단한 기초에 세웠다. 재료는 콘크리트다. 문남규 GS건설 현장소장은 “해상 기초는 터파기와 작업장비 투입 같은 건설 과정에서 바다를 오염시킬 우려가 있다”며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친환경 공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 광안대교 같은 일반적 현수교처럼 주탑이 똑바로 서지 않고 마주보며 몸을 뒤로 젖힌 장승처럼 생겼다. 8도가량 기울어진 경사주탑으로 국내 최초다. 주케이블이 받는 장력을 줄이기 위한 아이디어다. 광양 쪽에서는 좌우 주탑이 ‘V자’처럼 보인다. 이순신 장군의 ‘승리(Victory)의 바다’를 상징한다.

교량이 매달리게 될 주케이블은 직경 5.3mm짜리 강선을 480개씩 묶은 다발 16개(직경 525mm)로 구성됐다. 하늘에서 보면 주케이블은 평행선이 아니다. 누운 럭비공처럼 타원형으로 설계했다. 주탑 꼭대기에서는 폭이 좁고 교량 가운데에서는 주케이블 사이의 거리가 멀어진다. GS건설은 이를 “세계 최초의 3차원 설계”라고 설명했다. 현수교가 받는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3차원 설계를 도입했다는 얘기다.

야간 경관 조명과 첨단 안전 관리 시스템도 완비된다. 첨단 토목기술의 집합체인 제2남해대교 공사현장을 찾은 토목기술자와 공무원, 대학생이 1200여 명이나 된다.

이 관리관은 “교량이 준공되면 하루 2만5600대의 차량이 통행할 수 있다. 경제 개발 촉진 역할은 물론이고 남해안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남해대교 ::
한국 최초의 현수교. 1968년 5월부터 1973년 6월까지 공사했다. 건설비 18억7000만 원. 현재 금액으로는 600억 원정도다. 현대건설이 시공했다. 일본의 기술 지원이 많았고 핵심 자재도 대부분 수입했다. 길이 660m, 너비 12m, 왕복 2차로다. 준공식엔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참석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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