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북과 심벌즈 전공자도 있나요?
〈그림 1〉 미국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타악기 연주자들. 사진 출처 americanmavericks.org
타악기는 말 그대로 두드려서 소리 내는 악기로, 쉽게는 손뼉이나 탁자를 두드리는 것도 타악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악기 중에서 가장 먼저 생겨나고 발전한 악기군(群)입니다. 두드리거나 채로 치거나 서로 부딪쳐 소리 내는 모든 악기인 만큼 세계의 다양한 민속 악기까지 포함하면 그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많은데요. 분류 방법도 많지만 오케스트라에 사용되는 악기를 중심으로 실로폰처럼 음높이가 있는 유율(有律)타악기와 북, 탬버린 같이 음높이가 없는 무율(無律)타악기로 분류해 보겠습니다.
<그림 2>
우리가 실로폰이라고 부르며 어릴 때 학교에서 연주한 악기는 사실 ‘글로켄슈필’에 가깝습니다. 글로켄슈필은 독일어로 ‘종’을 뜻하는 글로켄(Glocken)과 ‘연주하다’인 슈필(spiel)의 합성어로 크기가 다른 여러 개의 종(금속판)을 두드려 연주하는 악기입니다. 19세기 말에 오케스트라에 도입됐습니다. ‘실로폰’은 그리스어로 ‘나무’를 뜻하는 크실론(xylon)과 ‘소리’를 뜻하는 포네(phone)가 결합된 것으로 나무 막대 음판들이 건반 모양으로 조율된, 울림이 거의 없는 건조하고 딱딱한 나무 소리를 내는 악기입니다. 실로폰이라는 악기의 아프리카어 명칭 중의 하나로 알려진 ‘마림바’는 원래 아프리카의 민속 악기로 쓰이다가 미국으로 반입되어 1950년 초에 처음으로 오케스트라에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나무로 된 막대 음판이 있는 것은 실로폰과 같지만 실로폰에 비해 음역이 훨씬 넓고 낮으며 건반 아래의 공명관으로 인해 울림이 좋아 청아한 소리를 내는 마림바는 독주 악기로 많이 사용됩니다. 마지막으로 글로켄슈필에 전자장치를 이용해서 만든 ‘비브라폰’은 팬(fan)이 돌아가면서 음의 떨림(비브라토·vibrato)을 만들어내어 풍부한 음향과 환상적인 음색을 내는 악기입니다.
〈그림 3〉 팀파니
○ 정확한 음높이가 없는 타악기
〈그림 4〉 작은북의 뒷면 스네어.
캐스터네츠 전공, 실로폰 전공 등 각 타악기의 전공은 따로 있지는 않아요. 위에 언급한 모든 악기를 다 다루도록 훈련받은 타악기 전문가들이 있답니다. 타악기 전공은 입학시험이나 오디션에서 오케스트라 음악에서 가장 중요하게 사용되는 팀파니와 민첩한 리듬감의 스네어 드럼, 선율의 흐름을 음악적으로 표현해 내는 마림바, 이렇게 3종류의 악기 테스트를 거칩니다. 보통 오케스트라에서 팀파니는 한 명의 연주자가 담당하지만, 나머지 타악기는 2, 3명의 연주자들이 연주 중에 무대 뒤에서 악기를 옮겨 다니며 연주해야 한답니다.
김선향 선화예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