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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비정규직 책자’ 회원사 배포 계획 보류

입력 | 2017-05-30 03:00:00

“대화하다보면 간극 좁혀질 것”… 새정부와 마찰 의식한듯 소통 강조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비정규직의 오해와 진실’이란 책자를 회원사들에게 배포하려던 계획을 접었다. 김영배 경총 상임부회장의 비정규직 관련 발언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작심 비판이 나온 뒤 내린 결정이다.

경총 관계자는 29일 “비정규직 문제를 두고 회원사들 문의가 많아 책자를 만들어 조만간 배포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불필요한 오해나 논란을 피하기 위해 발간 일정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40여 쪽 분량의 책자는 재계 입장에서 비정규직의 현황과 해법 등을 정리한 것이다.

김 상임부회장은 25일 경총포럼에서 “사회 각계의 정규직 전환 요구로 기업들이 매우 힘든 지경이다. 논란의 본질은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다음 날 “사회적 양극화를 만든 당사자의 한 축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진지한 성찰과 반성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총은 29일 김 부회장 주재 정례 간부회의에서 획일적인 정규직 전환 요구는 현실과 맞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경총의 입장 발표 시기가 적절치 못했다는 내부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총은 새 정부 출범 초기부터 긴장 국면으로 가는 것은 부담스러운 만큼 정부와의 소통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책자 배포 보류는 이를 위한 ‘화해의 제스처’라는 시각도 있다.

경총 관계자는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다뤄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노동계·정부와 대화를 하다 보면 간극이 좁혀질 걸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