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태 순천대학교 교수
그러나 최근 산업기술진흥원·산업연구원의 예측에 따르면, ‘12대 신산업 인력 수요를 추산한 결과 AR·VR산업, 친환경 선박·드론·미래차 등에서 현재보다 최대 11.5%의 일자리가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이는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이야기와는 다르다. 사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일자리 부족과 고통은 그 산업혁명에 대한 이해의 부족, 신기술·신직업군에 대한 검토의 불충분성에서 나타난 것이라고 한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는 우리의 현실이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 시대의 핵심역량을 ‘복합 문제 해결 능력’, ‘유연성’, ‘적응력’, ‘창의력’ 등이라고 말한다. 이때 이 핵심역량을 기르기 위해 필요한 것은 평생진로교육이다. 진로교육은 우리들의 전 생애과정 동안에 자신의 진로를 설계하게 하고, 스스로 미래사회에 대비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은 현대사회의 복합성에 있다. 도대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첫째, 유치원생부터 성인까지 진로교육을 해야 한다. 2016년 진로교육현황 조사에 의하면, 수학 교과목의 경우 수학과 진로를 결합하여 교육할 때 학생들의 인지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학교현장에서 교과목과 진로가 결합할 때, 훌륭한 교육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말한다. 따라서 이것을 성인에게까지 적용해야 한다.
둘째, 군인들에게도 진로교육을 해야 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서울 및 대전 지역 재학대학생들 중 군복무 의무를 진로장벽으로 느끼는 경우가 80%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우리 사회에서 군복무 기간을 진로단절로 보는 경우와 일치한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독일에서는 군생활 기간에 진로교육을 한다. 미래를 확보해 주기 위해서 말이다.
셋째, 사회의 인식개선에 노력해야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개념을 아예 없애야 한다. 시간제 근무를 하더라도 정당한 대가를 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좋은 직장은 나의 행복에 있다는 것,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것, 삶의 만족은 직업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나의 자아에서 온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다섯째, 학부모에게도 진로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직업은 시대적 환경에 따라서 변천하고 있다. 중학생의 경우 10년 이후에 사회생활을 하게 되는데, 부모는 자신의 관점에서 막연히 공무원이나 의사가 되고, 대기업에 취직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인식을 재고하기 위해 학부모의 진로교육이 필요하다.
끝으로 정부, 지자체, 학교, 기업체 등의 거버넌스가 더욱더 긴밀하게 구축되어야 한다. 우리는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다. 그 자원이 나라는 관점, 내 것이라는 관점일 때는 하나에 불과하지만, 당신 것, 협력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때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 개혁은 정부의 힘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공공과 민간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교육개혁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다. 단기적으로 해결될 것과 장기적 계획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하면서 꾸준히 준비해야 한다. 독일에서는 1969년에 고용촉진법을 제정하면서 개인의 자아이해, 진로상담, 진로정보 제공 등을 법으로 명시했다. 이것이 바로 세계적인 경제강국, 제조업의 1위가 될 수 있는 기반이었던 것이다. 이에 우리도 진로교육을 통해 개인의 삶을 행복하게 해줄 교육개혁을 이룩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