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대표팀 전경준 코치. 스포츠동아DB
2시간짜리 영상 위해 10시간 넘게 편집
아르헨 탐색 위해 무박2일 초단기 출장
2연승 숨은 주인공, 이젠 16강 대비모드
아르헨티나와의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조별리그 A조 2차전을 이틀 앞둔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 전날(20일) 기니와의 1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둔 한국 선수단에 익숙한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6월의 신화’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는 신태용(47) 감독을 돕는 전경준(44) 코치였다.
전 코치는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회복훈련을 진행한 U-20 대표팀과 동행하지 않고 전주 시내의 선수단 숙소에 남았다. 그는 아르헨티나에 대한 모든 것이 담긴 편집영상을 제작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U-20 대표팀과 동행하고 있는 2명의 비디오 분석관도 이날 전 코치와 함께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부지런히 영상편집작업에 매달렸다. 첫 경기 기니전까지는 비교적 긴 시간이 주어졌으나, 아르헨티나전은 정확히 이틀 동안 상대 분석부터 마무리 전술훈련까지 빼곡히 담아야 하므로 여유가 전혀 없었다.
전 코치의 수고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A조 상대국들 가운데 가장 빨리 본선 체제로 돌입했다. 8일 베트남 호치민에 도착해 시차, 환경 등 아시아지역 적응에 심혈을 기울였다. 10일 베트남 U-20 대표팀, 12일 베트남 U-22 대표팀과 차례로 평가전을 치른 아르헨티나를 탐색하기 위해 전 코치는 이른 오전 출국해 다음날 새벽 귀국하는 무박 2일의 초단기 출장도 다녀왔다.
이렇게 제작된 소중한 자료는 U-20 태극전사들의 이미지 트레이닝에 활용됐다. 결전 당일이었던 23일 숙소에서 경기장으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선수들은 아르헨티나가 치른 베트남 U-20 대표팀과의 평가전 및 잉글랜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20일) 편집영상을 보며 자신의 역할, 상대의 장단점 등을 두루 확인했다. U-20 대표팀 스태프는 “정말 치열하게 분석하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 같은 숨은 노력의 결실은 실로 달콤했다. 탈진할 때까지 뛴 어린 태극전사들은 U-20 월드컵 통산 최다 6회 우승을 자랑하는 강호 아르헨티나를 2-1로 꺾고 2연승으로 16강행을 조기에 달성했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