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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해산’ 홀로 반대… 역대 재판관중 가장 진보적 평가

입력 | 2017-05-20 03:00:00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는
‘전교조 법외노조’때도 위헌의견
마라톤 마니아… 보스턴 대회 참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64·사법연수원 9기)는 역대 헌법재판관 가운데 가장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북 고창 출신인 김 후보자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판사로 임관해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특허법원장, 사법연수원장을 거쳤다. 2012년 9월 20일 당시 야당 몫 추천으로 헌법재판관이 됐다.

김 후보자는 헌법재판관에 취임한 이후 종종 ‘소수의견’을 냈다. 헌재가 통합진보당을 위헌 정당으로 보고 해산 결정을 내릴 때, 김 후보자는 재판관 9인 가운데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냈다. 당시 김 후보자는 “통진당에 ‘은폐된 목적’이 있다는 점을 입증하려면 구성원 사이에 공유되는 명백한 비밀강령의 존재를 밝히는 등 증거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헌재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법외노조로 규정한 근거인 교원노조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릴 때도 김 후보자는 유일하게 위헌 의견을 냈다.

김 후보자는 평소 “민주주의는 바다”라는 표현을 자주 쓰곤 한다. 그는 통진당 정당해산 결정문에 남긴 소수의견에서도 “바다는 작은 물줄기들을 마다하지 않기에 그 깊이를 더해간다. 민주주의는 바다처럼 다양한 생각을 포용하는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13일부터 닷새간 러시아에서 열린 러시아 헌법재판소 창립기념 국제회의에서 김 후보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 경험을 토대로 ‘대통령 탄핵심판의 이론과 실제’라는 주제의 발표를 했다. 김 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탄핵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불행한 사건이었다. 앞으로 새 대통령은 사익 추구를 경계하고 공적 역할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헌재 내부에서는 김 후보자 지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헌재 관계자는 “김 후보자는 평소 연구관들에게도 소탈하게 대하고 애정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정도로 마라톤 마니아로도 유명하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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