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중간-기말고사 내년 폐지
이는 새 정부가 계획 중인 중학교 자유학기제 내실화 및 학기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가 운영되고 있긴 하지만 해당 한 학기가 지나면 다시 시험을 봐야 하다 보니 일부에서는 오히려 자유학기에 학원을 더 많이 다니며 따로 학업을 챙기는 부작용이 나타났던 게 사실이다.
시도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현재 대부분의 국내 중학생은 자유학기제를 제외하고 매 학기 중간·기말고사를 본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관행이다.
일제고사가 폐지되면 학업 능력만큼이나 교실에서의 태도나 적극성, 협업 능력 등 ‘관찰 기록’ 내용이 학생부 평가에서 중요해진다. 일제고사가 폐지된다고 해서 지필고사를 아예 볼 수 없는 건 아니다. 전체 학년이 같은 날 집단 응시하는 석차 비교 시험을 못 보는 것일 뿐, 교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시에는 반별 시험 등을 통해 학생의 학습 이해도 등을 평가할 수 있다. 다만 통지나 학생부 기록은 점수가 아닌 ‘서술형 문장’으로 기록된다.
내년 중1부터 적용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 역시 지필고사보다 교실에서의 학생 모습을 과정 중심으로 서술 평가하도록 권고한다. 이 때문에 모든 학년의 중간·기말고사가 전면 폐지되기보다는 먼저 내년 중1부터 적용되고 단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특목고나 자사고 입시에서 중학교 내신 성적이 요구되지만 새 정부가 이 학교들을 일반고로 전환할 방침을 밝힌 만큼 내년 중1은 고교 입시 자체가 사라져 점수화된 내신 성적이 필요치 않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 현장에선 현재의 고입과 대입 제도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일제고사를 폐지한다 해도 사교육은 줄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오히려 공교육이 ‘시험’ 위주로 수업하지 않게 되면 시험 위주의 입시에서 사교육을 받은 학생과 그러지 못한 학생의 학력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과거에도 일부에서 중학교 일제고사 폐지 논의가 있었지만 기초학력 저하 우려 때문에 반대했다”며 “평가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져야지 일률적으로 폐지를 결정하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