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 “재분배지수 1포인트 개선되면 경제성장률 0.1%P 추가 상승… 분배 통한 성장 선순환 정책 필요”
소득 재분배가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제 성장의 주요 요인이라기보다는 보완재 역할이라는 분석이다.
14일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 더 이상 경제 성장의 모범국가가 아닌가’란 보고서에서 분배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소득재분배지수가 1포인트 개선될 때 경제성장률이 0.10%포인트 추가로 상승한다”고 밝혔다.
소득재분배지수는 시장소득 지니계수에서 가처분소득 지니계수를 뺀 것이다. 지니계수란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 시장소득 지니계수는 명목소득 기준으로 측정한 것이고, 가처분소득 지니계수는 소득에서 각종 세금 및 사회보험료, 이전지출을 제외한 후 지니계수를 측정한 것이다. 소득재분배가 잘될수록 시장소득 지니계수와 가처분소득 지니계수의 차이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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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한국의 소득 불평등 정도는 심화되고 있다. 2000∼2009년 한국의 연평균 소득재분배지수는 2.32였다. 하지만 2010∼2015년 연평균 소득재분배지수는 2.28로 악화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와 9개 신흥국을 더한 43개 나라와 한국과의 불평등 격차도 확대됐다. 2000년 이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43개 국가보다 높았지만 소득 재분배는 덜 이뤄졌다. 게다가 최근에는 2010∼2015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3.0%로 2000∼2009년의 4.2%보다 하락해 성장과 분배가 모두 악화됐다고 보고서는 지적한다. 박 연구원은 “분배가 경제 성장 과정에서 나타난 폐해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성장을 돕는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