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보석 디자이너 홍성민씨… 양성평등 상징 ‘약속 큐브’ 전시회
3일부터 양성 평등을 주제로 전시회를 여는 보석 디자이너 홍성민 씨가 자신이 디자인한 양성 평등의 상징 ‘약속 큐브’를 들어 보이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세계적 디자이너 홍성민 씨(49)가 구상한 남성·여성 기호는 모양이 똑같다. 남성 기호를 뒤집으면 여성 기호가, 여성 기호를 뒤집으면 남성 기호가 되는 식이다. 이것을 사방으로 이어 붙여 포용과 평등을 상징하는 상자를 만들었다. 홍 씨는 ‘약속 큐브’라고 이름 붙인 이 기호를 주제로 3일부터 서울 종로구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에서 전시회를 연다.
“양성 평등 의식은 배우는 게 아니라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접하고 익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 전시회도 어린 학생들을 주 대상으로 잡고 준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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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 평등 운동을 하는 만큼 홍 씨는 지난해 5월 서울 서초동에서 벌어진 ‘강남 화장실 살인 사건’ 이후 극심해진 성별 대립 분위기를 안타까워하고 있다.
“남녀가 정말 평등해지려면 서로가 서로를 먼저 이해하고 배려하는 분위기가 함께 조성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양성 평등은 안정적으로 지속되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홍 씨의 사회운동 이력은 오래됐다. 1995년 동아마라톤(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처음 시작해 지금은 마라톤 기부의 대명사가 된 ‘1m 1원’ 기부 운동도 처음부터 참여했다.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앞 환경시계도 홍 씨가 디자인한 작품이다. 앞으로 형편이 어려운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학교를 만들어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고 싶다고 밝혔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 예술을 가르치는 학교를 만들고 싶어요. 예술가들에게는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아이들에게는 일반적인 학교에서 접할 수 없는 배움의 기회를 주면 세상이 좀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요.”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