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과 가래가 끊이지 않았지만 그냥 감기인 줄 알았죠.”
감기로 알고 병원을 찾는 환자 중 ‘천식’으로 진단받는 사람이 많다. 천식은 외부 물질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기도에 염증이 생겨 호흡이 어려운 질환이다. 한국인의 10대 만성질환 중 하나일 정도로 흔하지만 감기 증세로 오인해 제때 치료받는 경우가 드물다.
세계 의료계가 2일을 ‘세계 천식의 날’로 정한 이유다. 국내 전문의들은 “미세먼지, 황사 등 천식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 환경이 조성된 만큼 개개인이 천식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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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로는 10세 미만 아동이 천식에 걸리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최근 10년간 전체 천식 누적환자 수(2027만9479명) 중 10세 미만 환자는 36.8%(746만2480명)에 달했다. 2007년 96만695명이던 10세 미만 환자 수는 지난해 49만9287명으로 감소했지만 비중은 10년 내내 가장 높았다. 또 고령화의 영향으로 노인 천식환자가 크게 증가했다. 2007년 19만9464명이던 70대 이상 환자 수는 지난해 25만2040명으로 26.4%나 늘었다.
아동은 호흡기 발육이 완전하지 않고 성인에 비해 면역력이 약해 천식에 걸리기 쉽다. 노인 역시 대기오염, 흡연 등 환경적 요인으로 폐질환을 동반한 천식에 잘 걸린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의 2011∼2015년 응급의료 진료기록을 보면 천식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연평균 2만1679명) 중 33.2%가 노인(60세 이상)이었을 정도다.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탓에 천식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미국의 비영리 민간 환경보건단체 보건영향연구소(HEI)에 따르면 한국의 연평균 미세먼지(PM2.5) 농도는 m³당 29μg(2015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5μg)보다 두 배가량 높다.
특히 요즘처럼 감기 철이 아닌데도 가래나 기침이 오래가면 천식을 의심해야 한다.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수면 중 기침이 나서 잠에서 자주 깨는 경우는 천식을 의심해야 한다”며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알레르겐, 담배, 미세먼지 등이 천식을 일으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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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