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재정착 위해 공영개발 절충… ‘동인천 르네상스 프로젝트’ 추진 주민들 사업 동의 놓고 열띤 토론
일제강점기부터 전국 최고의 전통시장으로 유명한 배다리시장의 상권 중 옷가게와 잡화점이 몰려 있던 양키시장. 붕괴 위험이 높아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돼 상가가 썰렁하다. 김영국 채널A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1일 인천시에 따르면 2014년 남구 도화지구 4블록에서 민관 합작 형태의 공공형 리츠(주택사업 특수목적법인)를 통해 건립한 ‘누구나 집’(520채)을 표본 삼아 정부가 뉴스테이를 전국에 확대했다. 이후 인천에서는 민관 합작의 임대아파트, 공공임대아파트, 민간투자 임대아파트 형태의 뉴스테이에 이어 부평구 십정2구역과 동구 송림초교 주변에서 뉴스테이 연계형 주거환경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런 형태의 뉴스테이 사업이 원활한 보상 및 투자에 애로를 겪자 인천시는 2월 새로운 뉴스테이 형태의 경인전철 동인천역 역세권 개발 사업을 발표했다. 전국 처음으로 원주민 재정착을 위해 공영개발 방식을 절충한 민간투자 뉴스테이인 ‘동인천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요즘 중앙시장, 화수시장, 냉면골목, 화수동 재개발추진위원회 등 동인천역 주변 주민들이 이 사업에 대한 동의 여부를 놓고 열띤 논의를 벌이고 있다.
한복과 포목 위주의 중앙시장은 근근이 상권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양키시장의 경우 길가의 점포를 제외하고 시장 내부 상점들은 거의 문을 닫은 상태였다.
중앙시장과 양키시장은 건물이 낡고 붕괴 위험까지 있어 2007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다. 그러나 시공사 선정과 투자자 유치 실패로 10년간 답보 상태다.
60년 전 3층 상가건물로 지어진 양키시장은 200여 개 점포 중 50개가량만 장사를 하고 있었다. 시장 내부로 들어가니 대부분 셔터를 내리고 장사를 하지 않고 있었다. 특히 붕괴 위험을 알리는 노란색의 재난안전위험시설 지정 안내판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안내판에는 ‘이 시설 주변에 거주하거나 통행 주차하는 주민은 항상 주의를 바랍니다. 재난이 발생하면 신속히 알려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시장 내 유명 시설이었던 오성극장(애관극장 제2관)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10년 넘게 입구부터 봉쇄돼 있었다. 2대에 걸쳐 옷가게를 운영 중인 호인권 씨(65)는 “장마 때 비가 줄줄 새고, 붕괴를 막기 위해 철망으로 땜질한 시설이 군데군데 많다”며 “이제 손님이 오지 않으니 상인 대부분이 조속한 재개발을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시는 민간자본 1조9763억 원을 유치해 동인천역 일대 19만6000m²에 기업형 임대주택 5800채와 호텔, 백화점을 2022년까지 건립하기로 했다. 민간 투자자가 사업구역 내 토지주의 80% 동의를 얻은 뒤 50% 이상의 토지를 직접 매입해야 동인천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동인천역에서는 주민 피해가 없는 확실한 안전장치가 가미된 독특한 방식의 뉴스테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