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기자, 알레포 테러 현장서 사진촬영 뒤로하고 인명 구조
15일 시리아 알레포의 버스 테러 현장에서 사진작가인 아브드 알카데르 하바크 씨가 다친 어린이를 안고 뛰어가고 있다. CNN 홈페이지 캡처
18일 CNN에 따르면 하바크 씨는 15일 126명이 숨진 시리아 북부 알레포의 피란민 버스 폭탄 테러 현장에 있었다. 사망자 중엔 어린이가 80명이나 포함됐다. 당시 폭발의 충격으로 잠시 혼절했던 그는 이내 정신을 차렸다. 눈앞에는 아비규환의 생지옥이 펼쳐져 있었다. 하바크 씨는 CNN에 “끔찍했다. 바로 눈앞에서 수많은 아이가 울음이 뒤범벅된 비명을 지르며 죽어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바크 씨의 선택은 사진이 아니라 인명 구조였다. 그는 촬영을 뒤로하고 동료들과 함께 부상자를 찾아 나섰다. 처음 다가섰던 아이는 안타깝게도 이미 숨진 상태였다. 하바크 씨가 다른 아이에게 다가가자 어떤 사람이 “(그 아이는) 이미 죽었다”고 소리쳤다. 자세히 살펴보니 미세하게 숨을 쉬고 있었다. 아이를 냅다 두 팔로 들쳐 안고 구급차를 향해 뛰었다. 급박한 상황에서도 영상 촬영 중인 카메라를 놓지 않았다. “아이는 6, 7세밖에 안 돼 보였습니다. 그 아이는 내 손을 꼭 잡고 나를 올려다봤습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