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형남 국립4·19민주묘지 소장
57년이 흘렀지만 4·19혁명은 살아있는 역사다. 혁명의 주역인 민주열사 가운데 500명이 아직도 생존해 있다. 민주묘지에선 거의 매주 젊은 시절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걸었던 열사들의 영결식이 거행된다. 이들 중 많은 분이 6·25전쟁과 베트남전 참전용사이기도 하다. 국가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 자신을 아끼지 않았던,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숭고한 삶을 사신 분들이다.
100만 명이 넘는 국립4·19민주묘지 연간 내방객의 절반 이상이 어린 학생들이다. 민주열사 묘역에서 고개를 숙이고 기념관의 전시물을 보며 민주주의에 눈을 뜨는 학생들을 보면 기특하고 대견하다. 이곳이야말로 4·19정신의 계승이 이루어지는 현장이자, 4·19혁명이 뿌린 민주주의 DNA가 국민의 가슴속에 살아있는 것을 절감하는 자리다. 세계에 감동을 준 촛불혁명의 뿌리를 4·19 말고 어디에서 찾겠는가.
정부 고위층과 각계 주요 인사들도 국립4·19민주묘지를 종종 찾는다. 그러나 정치의 주역인 국회의원들의 발길은 드문 편이다. 올해 4·19가 많은 의원과 정치인들이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올바른 정치를 하겠다는 각오를 다져 정치적 혼란을 극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민주열사들과 함께 기원한다.
방형남 국립4·19민주묘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