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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도”vs“민간 주도”… 미래산업 방향 놓고 세게 붙었다

입력 | 2017-04-13 03:00:00

[동아 이코노미 서밋/4차 산업혁명의 길을 묻다]대선후보들 ‘4차 산업혁명’ 설전





12일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한 ‘2017 동아 이코노미 서밋―4차 산업혁명의 길을 묻다’에서 19대 대선 후보들이 밝힌 4차 산업혁명 비전과 전략은 4인 4색이었다. 4차 산업혁명이 한국 경제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킬 것이라는 데는 모두 공감했지만 구체적인 방향을 놓고는 즉석 논쟁을 벌였다. 각 당의 유력 대선 주자들이 후보 확정 후 한자리에 모여 정책 경쟁을 펼친 건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우리는 지난 10년 허송세월했다. 그사이 미국은 인공지능에 적극 투자했다. 4차 산업혁명의 선두에 서기 위해 범정부적 국가전략을 치밀하게 수립했다”며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 같은 형태는 굉장히 낡은 사고방식”이라며 “그렇게 끌고 가다간 오히려 민간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 있어 정부가 끌고 가는 게 아니라 정부가 밀어줘야 한다”며 정반대의 비전을 내놨다.

그러자 이번엔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안 후보의 발언을 반박하고 나섰다. 심 후보는 “정부가 지원하고 민간이 따라오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기업이 경제를 보는 시각은 미시적일 수밖에 없어 기술혁신, 사회혁신을 종합하는 거시적 관점은 국가가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4차 산업혁명을 진행하면서 가슴 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일자리 소멸”이라며 “특단의 서민 일자리 대책을 같이 준비하며 4차 산업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홍 후보는 “안 후보가 융합이 전공인데 아주 좋은 기회를 만났다”며 “요즘 정책도 보수와 진보를 적당히 버무리고 융합해 발표하는 거 보니 안철수의 전성시대가 올 것 같다”고 했다. 안 후보는 “홍 후보가 말하는 융합이라는 건 버무려지는 게 아니고 하나로 합쳐지는 것이다. 전혀 개념이 틀리다”고 반박하는 등 후보들 간 신경전도 치열했다. 다음은 대선 후보 4명의 발언 요지.

▽문재인=“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시키겠다. 4차 산업혁명을 힘 있게 밀어붙이고 혁신 벤처기업을 확실하게 지원하겠다. 4차 산업혁명의 바닥을 다지기 위해 사물인터넷망 1등 국가를 만들겠다. 제대로 준비만 한다면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을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창의적, 융합형 인재로 양성하겠다. 21세기 세계는 촛불혁명과 4차 산업혁명 모두 성공한 나라로 대한민국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안철수=“정부의 운영철학과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 정부가 먼저 결정하는 게 아니라 민간이 결정하면 밀어주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창의교육이 가능하도록 학제를 개편해야 한다. 동시에 과학기술도 바뀌어야 한다. 정부 부처가 연구개발(R&D) 예산을 꽉 움켜쥔 상황에서는 엄청난 국가적 비효율을 초래해 한 부처가 통할해야 한다. 공정 경쟁이 가능한 산업구조를 만들면 누구나 희망을 갖고 도전하고, 경제가 성장하고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교육, 과학, 산업구조 등 총체적인 사회개혁이 필요하다.”

▽홍준표=
“4차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몇 가지 법률이 국회에 계류 중인데 조속히 통과시켜줬으면 좋겠다. 한국전력 이익금을 중심으로 정부와 민간기업이 매년 펀드를 적립해 20조 원의 펀드를 만들 생각이다. 이걸로 전북 부안 새만금 지역에 4차 산업혁명 전진기지를 만들면 새로운 꿈의 지역이 될 수 있다. 폐쇄회로(CC)TV가 도입되면서 경비원 일자리가 다 없어졌다고 한다. 서민 일자리 대책을 같이 준비하면서 4차 산업 발전을 이뤘으면 한다.”

▽심상정=“4차 산업혁명은 산업이나 기술에 국한된 게 아니라 사회 전반의 근본적 변화를 동반하는 혁명이다. 정부는 방해자가 아니고 적극적인 혁신의 파트너가 돼서 장기 투자 계획을 세워주고, 인프라를 두껍게 깔아줘야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인력양성 중점의 교육이 아니고 자기 삶을 지키기 위해 직업 바꾸기 재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한편 지방 일정으로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정책이 파편화돼 있는 현 정부 구조를 완전히 수술하는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5년 임기의 대통령이 만든, 1년에 회의 두세 번 하는 위원회가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것이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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