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박민규·황현수 등 젊은 선수들 활약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FC서울이 K리그에서도 ‘챔피언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까.
서울은 11일 웨스턴 시드니(호주)와의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4차전 원정경기에서 데얀(2골), 이석현(1골)의 릴레이골을 앞세워 3-2로 이겼다. 챔피언스리그 4경기 만에 거둔 첫 승(1승3패·승점 3)이지만, 적잖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승리였다.
그러나 주축 선수들을 빼고 젊은 선수들을 내세운 시드니전 승리는 여러 면에서 긍정적이다. 지난해 클래식(1부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서울은 현재 2승2무1패로 5위에 올라있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은 그다지 나쁘지 않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실망스럽다. 올 시즌 챔피언을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전북현대(0-1 패), 제주 유나이티드(0-0 무)를 상대로 1무1패에 그쳤고, 승리한 경기도 내용 측면에선 합격점을 주기 어려웠다.
시드니전에선 그동안 부진했던 스트라이커 데얀이 모처럼 2골을 폭발했고, 비록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마우링요도 활발한 움직임을 자랑했다. 특히 박민규, 황현수, 황기욱 등 ‘영건’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호주에 가지 않은 주축 선수들의 체력을 비축하면서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리그 운영에서 황 감독의 선수기용 전략이 다양해질 수도 있다. 선수들간 선의의 ‘경쟁구도’가 형성됐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서울은 16일 울산현대와의 클래식 6라운드를 시작으로 30일 대구FC전까지 보름 동안 5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앞두고 있다. 시드니전 승리로 서울이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