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적인 현대미술/캘빈 톰킨스 지음/김세진 손희경 옮김/364쪽·1만7000원·아트북스
데이미언 허스트, 신디 셔먼, 제프 쿤스 등 미술계에 커다란 충격을 던진 작가들의 내밀한 인간적 면모를 들여다보는 즐거움이 크다. 가령 데이미언 허스트는 기획력이 뛰어나 한때 화상이나 큐레이터로의 장래가 점쳐졌지만, 작품 값이 1000억 원이 넘는 스타 작가가 됐다. 그는 술을 섞어 마셔대고 파티를 좋아하지만, 동시에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신디 셔먼은 스스로를 모델로 삼는 사진 작업으로 유명하지만, 톰킨스에 따르면 이 작가는 실은 주목받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수줍은 성품의 소유자다. 연구논문이 숱하게 나온 이 여성 작가가 무릎을 끌어안고 호러영화 ‘스크림3’를 보는 장면은 기묘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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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관한 책이지만 도판이 없는 것도 특징이다. 시인이자 비평가인 윌리엄 코빗은 “독자들은 자신의 기억과 톰킨스의 꾸밈없는 일급 묘사력에 기대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썼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