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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이어 감독으로 ‘남북 축구’ 28년 인연

입력 | 2017-04-08 03:00:00

南 윤덕여-北 김광민 ‘감독 대결’
1989년 伊월드컵 예선때 첫 대결… 尹, 선수시절 4번 만나 3번 웃고
金, 감독 맡고 5번 만나 3번 웃어




선수 이어 사령탑으로도 ‘남북 대결’을 펼치고 있는 윤덕여 한국 감독(왼쪽)과 김광민 북한 감독. 동아일보DB


두 사람의 질긴 인연은 28년 전부터 시작됐다. 7일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여자 아시안컵 예선 맞대결을 펼친 윤덕여 한국 감독(56)과 김광민 북한 감독(55)은 현역 시절에 이어 사령탑이 된 지금까지도 양보 없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나란히 수비수 출신인 두 감독이 대표팀에서 현역 선수로 맞붙었을 때는 윤 감독이 웃을 때가 더 많았다. 윤 감독은 북한을 처음 상대한 이탈리아 월드컵 최종예선(1989년·한국 1-0 승)을 포함해 4번의 남북 대결에서 3승 1패를 기록했다. 윤 감독의 1패는 1990년 남북통일축구 평양 방문 경기에서 1-2로 진 것이다. 윤 감독은 “김(광민) 감독은 오른쪽 풀백이었는데 아주 빨랐고 투지도 강했다”고 회상했다.

감독으로서의 대결에서는 김 감독이 앞섰다. 윤 감독은 2012년 12월 여자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김 감독이 사령탑으로 한국과 처음 맞붙은 것은 2003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친선경기(한국 0-4 패)다. 윤 감독 부임 이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위 한국은 FIFA 랭킹 10위 북한을 상대로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7일 무승부를 거둔 것을 포함해 윤 감독의 북한전 성적은 2무 3패다. 한국의 안방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아경기 준결승에서도 한국은 북한에 1-2로 패했다.

27년 전 윤 감독이 평양에 입성할 때 북한은 수천 명의 환영 인파가 나와 선수들을 일일이 무동 태우며 환영했다. 경기장에서는 박종환 한국 감독과 명동찬 북한 감독을 비롯해 남북 선수들이 서로 손을 잡고 입장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 분위기는 그때보다 치열했다.

윤 감독은 북한 팬들의 일방적 응원 속에서도 무승부를 거둔 선수들을 칭찬했다. 그는 “선수들이 주눅 들지 않고 좋은 경기를 했다. 우리 선수들을 믿었기 때문에 패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경기 초반 페널티킥을 실축하면서 선수들이 심리적인 영향을 받았다. 이후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좋지 않은 상황이 됐다”고 아쉬워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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