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윤덕여-北 김광민 ‘감독 대결’ 1989년 伊월드컵 예선때 첫 대결… 尹, 선수시절 4번 만나 3번 웃고 金, 감독 맡고 5번 만나 3번 웃어
선수 이어 사령탑으로도 ‘남북 대결’을 펼치고 있는 윤덕여 한국 감독(왼쪽)과 김광민 북한 감독. 동아일보DB
두 사람의 질긴 인연은 28년 전부터 시작됐다. 7일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여자 아시안컵 예선 맞대결을 펼친 윤덕여 한국 감독(56)과 김광민 북한 감독(55)은 현역 시절에 이어 사령탑이 된 지금까지도 양보 없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나란히 수비수 출신인 두 감독이 대표팀에서 현역 선수로 맞붙었을 때는 윤 감독이 웃을 때가 더 많았다. 윤 감독은 북한을 처음 상대한 이탈리아 월드컵 최종예선(1989년·한국 1-0 승)을 포함해 4번의 남북 대결에서 3승 1패를 기록했다. 윤 감독의 1패는 1990년 남북통일축구 평양 방문 경기에서 1-2로 진 것이다. 윤 감독은 “김(광민) 감독은 오른쪽 풀백이었는데 아주 빨랐고 투지도 강했다”고 회상했다.
감독으로서의 대결에서는 김 감독이 앞섰다. 윤 감독은 2012년 12월 여자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김 감독이 사령탑으로 한국과 처음 맞붙은 것은 2003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친선경기(한국 0-4 패)다. 윤 감독 부임 이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위 한국은 FIFA 랭킹 10위 북한을 상대로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7일 무승부를 거둔 것을 포함해 윤 감독의 북한전 성적은 2무 3패다. 한국의 안방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아경기 준결승에서도 한국은 북한에 1-2로 패했다.
광고 로드중
윤 감독은 북한 팬들의 일방적 응원 속에서도 무승부를 거둔 선수들을 칭찬했다. 그는 “선수들이 주눅 들지 않고 좋은 경기를 했다. 우리 선수들을 믿었기 때문에 패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경기 초반 페널티킥을 실축하면서 선수들이 심리적인 영향을 받았다. 이후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좋지 않은 상황이 됐다”고 아쉬워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평양=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