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신설 ‘비디오판독센터’ 가보니 5개 구장에 카메라 10대씩 설치… 판정 어려운 1루-2루에 집중 배치 전해받은 자료로 그라운드서 판정… 합의판정 때보다 경기시간 단축돼 사각 아직 많아 장비 더 늘려야
‘매의 눈’ 4일 공개된 서울 마포구 한국야구위원회(KBO) 비디오판독센터. 센터 내 판독관 3명과 판독 엔지니어 3명은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센터에서 경기에 대비한다. 김호인 전 심판위원장이 판독관으로 상주하고 나머지 두 자리는 1군 심판이 돌아가며 맡는다. 판독관들은 최대 55개의 화면을 통해 경기를 지켜보고 분석한다. 두번째 사진은 심판들이 인터컴 장비를 통해 비디오판독센터의 결과를 듣고 있는 모습. 뉴시스·동아일보DB
올해 시범경기 때부터 선보인 ‘비디오판독’은 2014시즌 중반부터 시행해 온 ‘심판 합의판정 제도’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기존 구장 심판실에서 해오던 심판 합의판정을 올해부터는 별도로 마련된 비디오판독센터에서 일괄 시행한다. 심판 또한 심판실에 들어가지 않고 그라운드에서 현장 운영요원에게 받은 인터컴 장비로 판독센터의 결과를 전해 받는다.
판독의 공정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기존에 활용해온 방송사 카메라 7대에 추가로 KBO가 구장마다 고정식 카메라 3대씩을 설치한 것도 핵심적인 차이다. 카메라가 잡지 못하는 사각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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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판독을 통해 경기 시간도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주 개막 3연전에서 총 19차례 나온 비디오판독의 평균 소요 시간은 1분 47초로 지난 시즌 평균 합의판정 소요 시간(1분 56초)보다 짧다. 2015년부터 비디오판독 시스템을 구상해 온 정금조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장은 “19건 중 1건에만 약 5분의 시간이 걸렸던 것을 감안하면 (9초보다) 더 단축 효과가 크다. 앞으로는 1분대 초반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정 센터장은 “경기 영상이 누적되는 만큼 부정행위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KBO가 주장하는 메이저리그식 비디오판독이 뿌리내리려면 남은 과제도 있다. 무엇보다 사각을 줄이기 위해 카메라 대수가 늘어나야 한다. 폴대를 넘길 정도로 높게 떠오른 홈런성 타구 등은 여전히 판독이 쉽지 않다. KBO 역시 순차적으로 비디오판독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