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3일 새 사령탑으로 신진식 감독을 공식선임했다. 선수부터 수석코치까지 팀의 레전드로 활약했던 만큼 그의 복귀는 예상된 시나리오였지만, 최종결정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스포츠동아DB
삼성화재의 신진식(42) 감독 선임은 일견 가장 무난한 선택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쩌면 가장 예상하기 쉬운 이 결정에 이르기까지 삼성화재 신치용 단장의 고민은 생각 이상으로 깊었다. 삼성화재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배구계에서는 온갖 시나리오가 난무했다. 이 모든 억측을 불식시키고 삼성화재는 3일 신진식 전 코치를 신치용~임도헌 전 감독에 이어 3대 사령탑으로 공식 발표했다.
● “다른 감독에 비해 밀릴 게 없다”
신 단장은 지난달 31일 극비 회동에서 “네가 감독을 맡았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신 감독은 “(워낙 전통의 명문이라) 부담도 됐고, (갑작스런 임 전 감독의 사퇴로) 팀도 어수선하니 부담은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삼성화재 감독직을 마다할 배구인은 없을 터다. 신 감독의 이력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삼성화재 레전드 선수부터, 수석코치까지 일생의 커리어가 삼성화재 감독직을 향해 있었다.
삼성화재 선수 시절 신진식. 사진제공|KOVO
● 현장-프런트 합작 체제로 삼성화재 리부팅
배구계에서는 이번시즌 개막 직전 팀을 갑자기 떠난 신 감독의 행보를 두고, “삼성화재 복귀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강했다. 경위야 어찌됐든 좋은 그림이 아니었던 데다 정도(正道)를 중시하는 신 단장의 성향을 고려할 때, 설득력이 컸다. 그런 맥락에서 신진식의 감독컴백은 삼성화재 문화에서 이례적 ‘복권’이라 할 수 있다. 신 단장은 “그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 다만 신 감독이 과오를 인정한다. 그러니 나도 져줘야지 어떡하겠는가?”라고 복잡한 의미로 읽힐 웃음을 지었다.
이제 다시 한배를 탄 이상, 바라보는 방향은 같다. 신 감독은 “우승 말고 뭐가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신 단장도 “선수 보강, 훈련 방식에서 신 감독을 돕겠다”고 말했다. 임 전 감독에게 전권을 줬던 방식을 바꿔 프런트와 현장의 협업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실제 신 단장 지시로 삼성화재 배구단은 사무국까지 서울 강남에서 선수단 숙소와 체육관이 위치한 경기도 용인 삼성트레이닝 센터로 옮겼다.
삼성화재 신진식 감독. 사진제공|삼성화재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