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열린 북한 제재 관련 청문회에서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왼쪽) 등 전문가들이 증언하고 있다.
미국 사회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관심은 의회와 행정부 등 정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북한, 특히 북한 인권 문제는 평범한 미국인들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워싱턴 특파원 시절 살던 알링턴 근처 도서관에서 북한 강연회가 종종 열렸다. 한번은 강연회가 끝난 후 기획담당자를 만났더니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활짝 웃고 있었다.
광고 로드중
기자가 참석했던 강연회는 북한 인권 책을 쓴 저자 4명을 1주일 간격으로 릴레이로 초청해 토론하는 행사였다. 북한을 무대로 한 소설 ‘고아원 원장의 아들(The Orphan Master’s Son)‘을 쓴 애덤 존슨 스탠퍼드대 교수, 탈북자 신동혁 씨 이야기를 다둔 ’14호 수용소 탈출(Escape from Camp 14)‘의 저자 블레인 하든 전 워싱턴포스트 기자 등이 강사로 나왔다.
‘고아원 원장의 아들’ 저자 애덤 존슨 교수
강연회에 모인 사람들은 워싱턴에서 열리는 북한 관련 세미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행정부 관료나 학자들이 아니었다. 기자가 살던 알링턴이 워싱턴 교외 중산층 도시인만큼 퇴근 후 시간을 내서 자녀 손을 잡고 온 ‘엄마 아빠 부대’가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비록 북한 전문가는 아니었지만 눈빛만큼은 진지했다. 북한 김정은 체제의 존속 여부에서부터 북한 주민들은 하루 몇 끼를 먹느냐 까지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강연회는 미국에서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이 정책 결정자뿐 아니라 사회 저변으로 폭넓게 퍼져 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핵과 미사일 위협에 못지않게 기본적인 인권이 무시되는 억압의 땅으로서 북한의 실상을 들여다보고 비판하는 움직임이 미국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광고 로드중
2004년 미국 북한인권법 통과에 큰 역할을 한 수잰 숄티 디펜스포럼재단 대표를 미국에서 자주 만났다. 그는 한국에서 북한 문제가 지속적인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답답함을 여러 번 토로했다. 정작 한국에서 북한 인권에 무관심하고, 심지어 냉대 분위기가 있는 것은 국가적 수치라는 것이었다.
2006년부터 미국에서 ‘북한 자유주간’ 행사를 개최해온 숄티 대표는 북한 인권 문제를 널리 알려야 할 곳은 한국이라는 생각에 2009년부터 아예 행사 장소를 한국으로 옮겼다.
‘14호 수용소 탈출’ 저자 하든
존슨 교수도 나중에 겨우 한국어판 계약을 할 수 있었다. 존슨과 하든, 두 미국인이 쓴 북한 책은 모두 한국에서 출간됐다.
광고 로드중